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광고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돼지·양파 때문에…美에 꼬리내린 중국, 우방에 등돌린 인도
기사입력 2019-12-10 20:18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꼬리(식탁 물가)가 몸통(정치)을 흔든다.

' 돼지고기와 양파 가격 폭등으로 중국과 인도의 글로벌 정치·외교 관계가 뒤흔들리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인도인의 주요 식재료인 양파 흉작으로 인도는 전통 우방인 방글라데시와 적대적 관계에 빠졌고,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돼지고기 가격이 뛰자 미국과의 무역전쟁 속에서도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크게 늘리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는 15일 미국과 1단계 무역협상 타결을 앞두고 최근 '저자세'를 취하는 등 대미 협상의 레버리지를 잃고 있는 양상이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ASF 확산으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110.2% 올랐다.

돼지고기 값 폭등으로 인해 11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기 대비 4.5% 뛰었다.

이는 2012년 1월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세다.

중국인들은 "하루 세 끼 중 한 끼는 무조건 돼지고기 반찬이 올라와야 한다"고 할 정도로 돼지고기 소비가 활발하다.


특히 다음달 춘절(설) 돼지고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면 자칫 미국발 무역전쟁보다 더 큰 내부 동요에 직면할 수 있어 중국 정부로서는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을 치르는 와중에도 최근 "미국산 돼지고기와 대두에 대해 관세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이례적 성의 표시를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한 여건 조성 노력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을 향한 '선물'이기보다는 최근 돼지고기 값 폭등으로 인한 성난 국민을 달래기 위한 '비상조치'라고 분석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즉각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고관세(12%→60%) 조치를 발동했다.

그런데 불과 넉 달 뒤 랴오닝성에서 ASF가 발발하고 중국 전역에 확산하면서 1억마리 이상의 돼지를 살처분하는 등 공급 대란이 야기됐다.

일부 성에서는 소비자 1인당 돼지고기 판매량을 2㎏으로 제한하면서 신분증까지 요구하는 진풍경이 속출했다.


결국 시진핑 지도부가 미국의 관세 보복에 맞서 자신 있게 단행한 미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징벌 관세가 역설적으로 '제 발등'을 찍은 꼴이 됐다.

실제 지난 9월 중추(추석) 명절에 중국 정부는 급등한 돼지고기 값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더 타임스는 최근 외교 담당 편집장 칼럼에서 "중국 지도부의 진짜 큰 걱정은 홍콩시위가 아닌 돼지고기"라며 돼지고기 값 폭등이 야기하는 민심의 동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인도 역시 올여름부터 폭등한 양파 값이 지정학적 변동성을 초래하고 있다.

양파는 인도인의 핵심 식재료로 한국의 '김치'에 해당한다.

그런데 올여름 폭우 여파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하이데라바드 등 주요 지역에서 11월 양파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3배까지 폭등했다.

양파 공급망 관리에 비상이 걸린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가격 안정화를 위해 양파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접경 우방국인 방글라데시까지 양파 대란에 휩싸였다.


자국 양파 수입 중 75%를 인도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왔던 방글라데시로서는 인도의 '이기적' 수출금지 조치가 재앙에 가깝다.

방글라데시는 급기야 적대국인 파키스탄에 사정해 파키스탄산 양파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말 파키스탄에서 공수한 양파 물량이 항공편으로 도착하자 현지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인도의 양파 수출금지 조치에 대해 방글라데시 국민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조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과거 동파키스탄 지역에 속했던 방글라데시는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에서 인도가 승리하면서 독립국가가 됐다.

전쟁 승리로 서남아시아 맹주가 된 인도는 이후에도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 방글라데시와 강력한 결속 관계를 형성해 온 터였다.

그런데 양파 대란으로 방글라데시가 정적인 파키스탄과 새 교역 관계를 형성하면서 지정학적 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외교안보 전문 매체인 더 디플로맷은 최근 인도의 양파 대란 사례를 거론하며 "아시아 지역의 농산물 인플레이션이 해당 국가의 지정학적 위치에 변동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이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