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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08·2013…정권 바뀔때마다 추가
기사입력 2019-12-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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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헛도는 경제자유구역 ◆
당초 경제자유구역 설립 목적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글로벌 특구 육성이었다.

2003년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이 처음 지정될 때만 해도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 유치의 첨병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인천항·부산항 등 물류 기반이 탄탄한 지역을 지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08년 대구경북과 황해권이 추가됐다.

하지만 배제된 지역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정부는 결국 경제자유구역 설립 목적에 '지역 간 균형 발전'을 끼워 넣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 동해안권과 충북이 다시 추가됐다.

중장기 사업성에 대한 분석 없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역 간 '나눠 먹기'로 전락한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은 이미 존재 이유를 상실해 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와 외국인을 유치해 국제도시를 육성하겠다는 애초 취지는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경제자유구역 중 그나마 순항하고 있다는 인천만 해도 현재 송도·청라·영종 전체 주민 중 외국인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국제도시가 아니라 사실상 '신도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 유치도 사실상 바닥 수준이다.

지난해 11억7360만달러였던 7개 경제자유구역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들어 1억8320만달러(9월 말 기준)로 뚝 떨어졌다.

가장 최근에 지정된 동해안과 충북 경제자유구역은 6년간 외국인직접투자액이 1330만달러에 불과할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충북과 동해안은 입지 자체가 글로벌 특구 콘셉트에는 전혀 맞지 않는 곳이지만 지역 균형 발전을 이유로 지정됐기 때문에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가 없는 경제자유구역의 민낯이 드러나다 보니 전국 곳곳에 위치한 산업단지와도 큰 차별성이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FDI 중 경제자유구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7.2%에 불과하다.

올해는 단 2.5%다.

자유무역지역, 외국인투자지역, 기업도시, 지역특화발전특구 등 비슷한 제도가 넘쳐 나면서 외국 자본 유치 기능이 중첩되기 때문이다.

산업단지와 입지까지 겹치면서 미개발 용지가 넘쳐 나고 있다.


류승한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광·물류·의료·교육 기능을 함께 조성할 수 있다는 경제자유구역의 장점을 전혀 못 살리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 입장에서 경제자유구역이나 산업단지나 별 차이가 없으니 투자 유치가 될 리 만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연내 새로운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할 예정이다.

광주와 울산이 후보지다.

광주와 울산마저 합류하면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경제자유구역을 하나씩 가져가게 된다.

가뜩이나 삐걱대는 황해 경제자유구역에도 시흥·안산·김포시가 추가로 지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이 지연되는 지역을 정부의 지원을 통해 개발해 보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제자유구역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잇달아 제기됐지만, 정부는 경제자유구역 설립 목적에 '산업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추가할 계획이다.

더 이상 외투기업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잇따른 설립 목적 변경에 경제자유구역특별법은 누더기가 돼가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올해 폐지된 외투기업 법인세·소득세 면제 혜택을 부활시키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종전에 투자 규모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던 것에서 이번엔 국내외 첨단 신기술 기업에 한정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며 통상 마찰을 피하자는 것이다.

안성일 산업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장은 "그동안 두 차례 발표했던 기본 계획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만들어 경제자유구역의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라고 밝혔다.


■ <용어 설명>
▷ 경제자유구역 : 외국인투자 유치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3년 도입됐다.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을 시작으로 8개 지역이 지정됐다가 지난해 4월 새만금군산이 새만금특별법으로 관리가 일원화되면서 현재 7곳이 운영 중이다.

입주 외투기업은 각종 세제혜택과 공장 신증설 시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을 적용받는다.

다른 산업단지나 기업도시와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교육, 의료, 물류 등 복합기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소득세, 법인세 50~100% 감면 혜택은 폐지됐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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