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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드셨던, 올해 최고 우리술 `세종대왕어주 약주`
기사입력 2019-12-07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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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어주 약주, 평범한 술병 안에 든 비범한 술이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40] 세종대왕님이 드시던 술이란다.

올해 우리 술 가운데 최고란다.

아아, 술꾼으로서 지갑을 열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오늘의 술은 술도가 장희도가에서 빚은 '세종대왕어주 약주'다.

장희도가에 따르면 이 술은 세종대왕 재위 때 어의였던 전순의가 저서 '산가요록'에 소개한 '벽향주'를 빚는 방식을 재현해 만든 것이다.


세종대왕어주 약주는 또 올해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고상인 대통령을 받은 술이기도 하다.

허허. 자꾸 기대가 부푼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큰 것은 아닐까. 학처럼 길게 뻗은 술병 끄트머리 포장을 뜯으면서 나는 걱정한다.


잔에 쏟아지는 술은 맑은 금빛이다.

마치 샴페인 같다.

잔을 기울여 원을 그리듯 돌린다.

눈물이 아주 천천히 잔을 타고 흐른다.

점도가 진한 것 같다.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향이 난다.

냄새가 아주 좋다.

독하게 쏘는 것은 전혀 없다.


냉장고에서 방금 꺼내 아직 차가운 술을 입안으로 흘려 넣는다.

아까 그 냄새가 맛으로 변해 밀려든다.

달고 싱그럽다.

흡사 당도가 높은 화이트와인을 마시는 기분이다.

목넘김이 부드러워서 거슬리는 것이 없다.


삼킨 후에는 의외로 약간의 술기운이 올라온다.

그리고 입에 끈적이고 진한 단맛이 남는다.

피니시가 제법 오래간다.

이런 끈적임을 흔히 감칠맛이라고 한다.

때로 감칠맛이 과해 불쾌한 술도 있다.

세종대왕어주 약주는 끈적임이 지속되기는 하지만, 불편하지 않고 그저 산뜻하다.


상온에 두고 마셨더니 슬슬 술 온도가 올라간다.

따뜻해질수록 상큼함이 수그러들고 단맛이 세진다.

더 끈적이고 더 진하다.

괜히 술이 더 독해진 듯한 착각이 든다.

피니시에서는 차가울 때 느낄 수 없었던 약간 매운맛이 올라온다.


온도가 낮은 쪽이 나는 조금 더 좋다.

물론 상온에 둔 것 또한 맛있다.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온도가 다를 수 있겠다.

내 생각에는 술병은 냉장고에 두고 조금 큰 잔에 따라 마시면서 온도 차에 따른 맛의 변화를 즐기는 편이 최고의 선택지다.


안주도 없이 500㎖를 마셨는데 이튿날 아침 숙취가 거의 없었다.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몸이 조금 무거울 뿐 머리는 아프지 않았다.


재구매 의사 있다.

내가 지금까지 마셔본 약주 가운데 으뜸으로 꼽을 만하다.

정말 맛있다.

마시면서 계속 감탄했다.

이 칼럼을 쓰면서 앉은 자리에서 시음주를 한 병 다 비운 일은 드물다.

이 술은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

술꾼은 말할 것도 없고 술꾼이 아닌 사람까지, 모두를 만족하게 할 만한 술이다.

500㎖ 한 병에 약 2만5000원. 알코올도수는 15도.
장희도가에 따르면 세종대왕어주는 찹쌀과 멥쌀, 그리고 유명한 초정리 초정약수로 100일의 발효 과정을 거쳐 시장에 나온다.

세종대왕어주는 약주뿐 아니라 탁주도 있다.

이것도 곧 맛보고 쓰겠다.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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