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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N미식여행] 늦가을 찾은 고흥…다도해가 준 선물로 입도 호강 눈도 호강
기사입력 2019-11-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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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정마을 형제섬 일몰.
2020년 전남 고흥 여행이 더 편해질 참이다.

바로 옆동네이자 관광도시로 우뚝 선 여수시와 연륙 연도교가 내년 초 줄줄이 개통해 이동시간이 줄고 수려한 다도해를 눈에 담으며 시군을 넘나들 수 있게 된다.

여수·순천이 물린다면 조금 더 남쪽으로 들어가 보자. 서쪽엔 득량만, 동쪽엔 여자만을 끼고 있는 고흥엔 먹거리도 놀거리도 넘친다.


◆ 늦가을 먹거리로 힐링하기
늦가을 고흥에 가거든 삼치를 꼭 먹어야 한다.

서울에서 먹는 비실비실한 물고기를 상상하고 갔다간 첫 만남부터 어그러진다.

목적지는 나로도. 거문도와 함께 우리나라 대표 삼치 어장으로 꼽히는 나로도 근해에서 잡아 올린 삼치는 크기부터 남다르다.

살이 오를 대로 오른 삼치는 1m가 훌쩍 넘는다.

이곳 사람들은 서울에서 먹는 손바닥만 한 삼치는 삼치라고도 안 부르고 '고시'라 칭한다.


삼치는 대표적인 겨울 제철 생선으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가장 맛이 좋다고 했으니 올겨울 삼치 맛을 보기 위해서라도 고흥을 찾을 일이다.


갓 잡은 삼치를 얼음으로 채운 아이스박스에 넣어 하루 정도 숙성해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두툼하게 썬 생선 살은 같이 먹는 쌈 재료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처음에 살코기만 먹었을 땐 그 맛을 잘 몰랐다.

마른 김에 향과 맛이 강한 묵은지, 코끝이 찡할 정도로 알싸한 맛이 감도는 갓김치의 깊은 맛과 어우러져 다양한 맛을 냈다.


바다에서 삼치 낚느라고 바쁜 사이 뭍에선 유자 수확이 한창이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유자 중 53%가 고흥 땅에서 나온다.


고흥군 풍양면의 한 유자농가.
"제주도 가면 귤나무를 '대학나무'라고 부르잖아요. 고흥에서 유자는 '대학원 유학나무'라고 불립니다.

"
강춘애 고흥군 문화관광해설사가 자랑스레 말했다.

고흥에서도 풍양면이 주산지로 꼽힌다.

1500여 농가가 유자를 연간 약 6000t 생산한다.

풍양면 한동리 유자공원에서는 유자나무 사이로 산책을 할 수 있다.

숲에 들면 향긋한 유자향이 진동을 한다.

10분만 거닐면 너도나도 과즙미 뿜뿜이 된다.


남도 밥상의 자존심은 밑반찬에서부터 표시가 났다.

이틀간 고흥에서 네 끼를 먹으면서 소박하면서도 인상적이었던 음식을 소개한다.

우선 풀치. 풀치는 갈치 새끼를 부르는 말이다.

고흥에서는 예부터 이 풀치를 숯불에 정성스레 구워 밑반찬으로 먹었단다.

풀잎 모양을 닮아 풀치라고 부른다.

바싹 말린 껍데기와 양념 맛으로 먹는데, 짭짤한 것이 계속 손이 갔다.

부침가루를 묻혀 거의 튀기다시피 한 서대 구이도 맛있었다.

제철을 맞아 살이 탱탱하게 씹혔다.


압권은 풋고추김치. 고흥에서만 먹는 특별한 김치라고 했다.

인터넷에 쳐서 나오는 그 풋고추김치랑은 전혀 다르다.

주재료는 무와 풋고추. 무를 살짝 절여서 양파와 보리밥을 갈아 버무린 다음 다진 풋고추로 마무리한다.

상큼하고 달짝지근한 것이 동치미와 비슷하다.

실제로 고흥 사람들은 김치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기도 한단다.


◆ 먹방 중간중간 소담한 산책로

나로도 편백숲.
아무리 먹방 여행이라 해도 주야장천 먹기만 하는 건 힘들다.

식사 사이사이 배를 꺼뜨리기 위해 몸을 쓰기로 했다.

한번은 숲으로, 한번은 바다로 또 한번은 산으로 갔다.


나로도 편백숲은 봉래산 북쪽 자락에 조성됐다.

이곳에 대대적으로 나무를 심은 건 1920년대. 당시 일본 사람들이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어 키운 다음 일본으로 가져갈 목적으로 숲을 조성했다.

20~25m 높이로 자란 편백나무와 삼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소사나무, 소나무, 고로쇠나무 등 수종이 좀 더 풍부하다.

삼나무 숲을 지나면 옛날 마을 터가 나온다.

나로우주센터가 만들어지면서 이곳에 있던 집 서너 채가 철거됐다.

사람이 물러간 자리를 복수초가 차지했다.

마을 터를 지나 정상으로 가면 봉화대가 나온다.

각각 모습을 달리한 섬들이 알알이 박힌 바다가 소박하게 담겨오는 이곳은 현지인들만 아는 힐링 포인트.
고흥 앞바다에선 뜨는 해는 물론 지는 해도 볼 수 있다.

일몰 포인트는 내나로도 동일면 섭정마을의 형제섬이다.


형제섬이 보이는 해변으로 가려면 펜션을 통과해야 한다.

사장님께 일몰을 보러 왔다고 하면 기꺼이 안내를 해준다.

오목하게 들어간 해수욕장은 호수처럼 잔잔했다.

일몰을 기다리는 건 우리 일행뿐이었다.

병풍처럼 이어지는 섬들 너머로 해가 숨바꼭질하듯 사라지고 주황 보라 분홍 갖가지 색으로 요술을 부리는 하늘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무엇보다 한산해서 좋았다.

해변을 통째로 빌린 듯 한적하고 고요했다.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일출.
고흥의 진산 팔영산을 등지고 바다 쪽을 향해 동쪽으로 나아가다 보면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이 나온다.

이름에서부터 '해돋이' 명소라는 것이 느껴진다.

남열리 해변의 일출은 고흥 10경 중 제9경으로 꼽힌다.

매년 1월 1일 고흥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한 해 소망을 빈다.

해수욕장에서는 해송 숲과 바다 그리고 붉은 해를 한 컷에 담아낼 수 있다.

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3분 거리에 고흥우주발사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보는 풍경은 좀 다르다.

지대가 높아 섬, 바다 그리고 해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고흥(전남) =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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