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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퍼주기 예산`에도…사업자 못구하고 파업 겹쳐 집행차질
기사입력 2019-11-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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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자체 예산집행 올인 ◆
당정은 14개 광역시도지사 및 광역별 기초단체장 15명이 참여한 가운데 12일 재정집행 연석회의를 개최한다.

정부에 이어 여당까지 나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올해 배정된 예산을 최대한 빨리 집행하라고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는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밀어내기식 예산 배정이 많았던 데다 사업자 선정 실패, 노조 파업과 주민 민원, 중앙정부와의 의견 조율 실패 등이 맞물리면서 지방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인천 계양역에서 서구 검단신도시까지 6.9㎞ 구간을 연장하는 인천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사업에는 총예산 7277억원이 투입돼 2024년 건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연장 구간 가운데 가장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아라뱃길 횡단구간(1공구)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공개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고 최근에야 사업자가 선정됐다.

이로 인해 올해 책정된 사업비 176억원은 아직까지 한 푼도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전국 지자체 예산현액은 372조원으로 이 가운데 집행된 예산은 262조원(70.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90%를 집행하도록 하는 게 목표지만 지역 현장에서는 배정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하면서 불용액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자체 예산 집행률은 2016년 85.8%, 2017년 85%, 지난해 84.2%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1월 초 현재 70%를 가까스로 넘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역구 의원과 지자체들 사이의 '사업성은 제쳐놓고 예산부터 확보해 놓고 보자'는 예산 따내기 경쟁이 가장 큰 이유지만 이와 함께 복잡한 행정절차, 악성 민원, 보상 협의 곤란 등을 이유로 예산 집행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마디로 "예산을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예산 집행이 늦어지는 대표적인 이유가 민원과 경쟁입찰 유찰 등에 따른 행정절차 지연이다.

경기 시흥시는 금오로(천왕~광명) 도로 개설 공사사업비로 올해 144억원을 배정받았지만 개별 토지주 민원으로 도로 용지 폭이 넓어지면서 보상과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절반에도 못 미치는 70억원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민원에 따라 도시관리계획과 사업시행인가 변경 등 행정절차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 여수시는 도서식수원 개발사업비 예산으로 143억원을 책정받았지만 현지 주민들의 이해관계 요구가 늘어나면서 설계 용역비 등으로 11월 초 현재 8억3000만원만 집행하는 데 그쳤다.

섬 지역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은 거문도 등 17개 섬에 식수원을 확보하는 게 주요 목표다.

여수시 관계자는 "주민들 요구가 충분히 반영된 설계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면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사업자를 선정하면 선지급금 등으로 예산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강릉시 친환경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사업도 입찰 등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2년 가까이 예산을 집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루 190t 규모의 폐기물을 소각할 수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을 2022년까지 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미 네 차례나 경쟁입찰이 유찰되면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이월된 예산만 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지출된 입찰 공고비만 약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가까스로 업체가 선정돼 연말이나 내년 초에 예산 집행이 가능해졌다.

강릉시 관계자는 "정부가 조기 집행을 주문하고 있지만 일선 지자체는 사회적 합의나 행정절차가 지연돼 불용 예산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민주노총 등 노조가 파업해 예산 집행이 미뤄진 경우도 있다.

울산 울주군 율리~삼동 도로(4.8㎞) 개설 공사는 이달 말 준공 예정이었으나 내년 2월 말로 연기됐다.

지난 7월부터 2개월 넘게 민주노총 소속 레미콘 노조 파업으로 옹벽 등 구조물과 콘크리트 포장 시공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울산시 측은 레미콘 노조 파업으로 25억원가량 예산 집행이 늦춰진 것으로 추산했다.


사업자를 찾지 못하거나 민간사업자의 사업 진척이 늦어져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경북 청도군은 2007년 세계 최초로 준공한 소싸움 전용 경기장의 전산 시스템 교체 지원사업비 22억원을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을 진행할 국내 업체를 찾지 못해서다.

소싸움 경기장 발매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발권, 배당률, 승식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 이 시스템 설치가 가능한 곳은 한국에 대리점을 둔 외국 기업 2곳이 있지만 시스템 구현 방식이 다르고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물품 내역 등이 영업비밀로 취급돼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자체와 정부의 의견 조율 실패로 예산 집행은 물론 사업비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도 한다.

강원도 양양여객터미널 이전 사업은 이전 용지 인근 진출입로 개설을 놓고 양양군과 강릉국토관리사무소 간 협의가 지연돼 토지매입비(20억7200만원)를 아직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회도로를 개설하는 방안으로 어렵게 협의를 완료했지만 총사업비가 지가 상승 등으로 인해 당초 40억원에서 90억원으로 2배 넘게 늘어났다.


이처럼 예산을 제때 집행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늘어나면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각 지자체에 올해 지자체 예산 집행률을 최소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 3년간 지자체의 평균 예산 집행률은 85% 수준인데 최소 5%포인트 이상 집행률을 높이라고 요구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자체에 예산 집행률 하한선을 90%로 제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전국 =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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