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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직장인 리포트 ③] "나없으면 회사 안돌아가"…정보독점 관리자, 미국에선 해고감
기사입력 2019-11-0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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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지역에서 20·30대 직장인들이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한주형 기자]

"실수로 회사에 60만달러 규모 손실을 입힌 직원이 있다면 그를 해고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아니라고 대답했다.

오히려 그를 트레이닝하는 데 60만달러를 쓸 것이다.

그에게 축적된 소중한 경험을 다른 회사에 갖다줄 이유가 없다.

"(토머스 존 왓슨 전 IBM 회장)
"직원들이 회사를 떠날 수 있을 만큼 트레이닝시키자. 그리고 회사를 떠나지 못할 만큼 잘해주자."(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인사관리(HR)에 실패하고 기업경영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인사(人事)는 만사(萬事)'일 정도로 어렵다.

게다가 지금은 전에 없던 가치관을 장착한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에 들어와 있다.

매일경제는 다양한 HR 전문가를 인터뷰해 우리나라 전통적 HR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밀레니얼 직장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한국리서치의 노익상 회장을 비롯해 유호현 에어비앤비 엔지니어 겸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저자, 장영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HR 컨설팅사 베타랩의 최두옥 대표, 김혜진 SK텔레콤 기업문화팀장과 나눈 대화를 지상좌담회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설문과 취재 결과에 대한 평가는.
▷노 회장=그들의 가치관을 보면 현재 40·50대인 기성세대, 혹은 그들이 젊었던 시절과 비교해 낭만성이 많이 줄었다.

반면 자기주장이 강해진 측면이 두드러진다.

현실 위주 가치관이 증폭됐다는 건 자본주의 사회가 성숙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남에게 해를 끼칠 정도의 이기성은 아니다.


―기업이 이번 결과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노 회장=한 사람의 삶에서도 기업 운영에서도 삶을 지탱하고 기업을 존속시키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20·30대 직원을 양성하지 않고는 기업을 존속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려면 밀레니얼 직원을 '눈치 보거나 보호할 대상'이 아닌, 스스로 독립하는 '양성 대상'으로 대우해야 한다.


―우리나라 인사제도의 문제는.
▷유 엔지니어=공채와 순환보직은 전문성을 기르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소프트웨어 개발부서에서 경력을 쌓다가 디자인팀으로 옮기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한국에서는 과장이 옮기면 이후에도 그대로 과장 일을 하고, 부장이 옮기면 부장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동해서도 똑같이 과장급·부장급 성과를 올릴 수 있울까.
▷최 대표=한국 기업은 '우리와 비슷한 직원을 찾는다'는 기치를 실천하는 것 같다.

40·50대 남성적 시각을 공유한 인재만 원하는데 이렇게 해서는 서로 자극을 주거나 창의적인 제안을 할 수 없다.

지금은 '같음'이 불리한 시대다.

밀레니얼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세대다.

기업이 창의적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도 이들을 조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 기업 조직문화도 좋은 게 있지 않나.
▷장 교수=조직원이 '인그룹성(in―group membership)'을 형성하면 가족주의적이고 온정을 중시하는 응집력 높은 집단주의적 문화가 형성되는데, 서양 기업에 드문 장점이다.

이러한 집단주의적 문화는 기업이 경영 위기에 처했을 때 개인을 다소 희생(월급 반납, 자진 철야 작업 등)하더라도 조직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 대표='눈치'가 한국인과 한국 기업의 장점이 될 수 있다.

'눈치'는 맥락을 잘 이해하는 일종의 능력이다.

문서에 명시하지 않아도 적절한 수준에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다.

서로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경로를 알려주고 일정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밀레니얼은 회사나 업무와 관련한 정보를 더 원한다.


▷유 엔지니어=위계 중심 조직은 위에서 아래로 가는 정보를 차단·제한한다.

그게 권력이기 때문이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많은 정보를 평등하게 공유하길 원한다.

정보 제한은 병목현상을 일으킨다.

부장급 중간관리자는 휴가 때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자신만 아는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5명이 있는 부서에서 부서장 1명만 빠져도 일의 효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좋은 조직은 1명이 빠져도 80% 수준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기업에서는 '나 없이 조직이 안 돌아가'라고 하는 사람을 '에이스'로 우대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해고한다.

원활한 일 처리를 막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김 팀장=존재감을 느끼고 싶어서라고 본다.

현재 내 위치와 하는 일이 회사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막연히 '누군가 인정해 주겠지, 내 업무가 어딘가에 사용되겠지'라 생각하지 않는다.

'저맥락(Low Context·맥락 이해가 필요치 않은 직설 화법)' 문화에 익숙한 것도 원인이다.

'네가 하는 일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러한 결과로 나타난다'고 알려주지 않으면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TV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기다리지 않는다.

궁금하면 바로 찾아보고 결과를 얻는 생활 패턴에 익숙하다.


―밀레니얼도 나이 들고 직급 올라가면 변할까.
▷노 회장=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지금 50대 회사원을 봐도, '386' 때 사고방식이 여전하다.

다만 지금 20·30대의 자기중심적 가치관이 '나를 보호하고 내게 길을 가르쳐 달라'는 나약한 사고에서 벗어나, '나처럼 남도 자기중심적'이라는 독립성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장 교수=밀레니얼을 '요즘 아이들'로 단순화하는 건 좋은 접근법이 아니다.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을 면밀히 포착해 조직관리 시사점으로 연결해야 한다.

다만 그들만이 보이는 행동 특성이 직급이 올라가고 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조직에 동화되는 현상은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다.


―스타트업 시절 조직문화가 사라지는 게 성장한 기업에 리스크가 되나.
▷최 대표=리스크라고 본다.

조직이 커지는 과정에서 합류한 중간관리자는 부하직원의 창의적 시도를 조직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우려도 있다.

나중에 합류한 중간관리자와 갈등이 생겨 조직을 성장시킨 핵심 멤버가 몇 달 새 퇴사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경험이 있다.

일 잘하는 직원이 이탈하다 보니 남은 직원의 의욕이 꺾이는 부작용이 있다.


<시리즈 끝>
[기획취재팀 = 서동철 기자 / 이유섭 기자 / 임형준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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