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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에 다급해진 文…"건설투자·주택공급 확대" 주문
기사입력 2019-10-1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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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긴급 경제장관회의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조 정책실장,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 대통령,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영민 비서실장. [이충우 기자]

17일 긴급 소집된 경제 관련 장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민간 투자 확대로 경제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민간 활력이 높아져야 경제가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투자'라는 단어를 10차례 반복했다.

그동안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재정 조기 집행을 주로 강조해왔던 것과 차이가 느껴진다.

경기 회복을 위해 민간 투자의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경제관'에 변화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 관련 장관들을 다 모아 회의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 확대경제장관회의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는 오찬을 포함해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최근 경제 및 정책 동향 △최근 고용 동향 및 대응 방안 △주 52시간 근무제 현장 안착 추진 계획 △아프리카돼지열병 동향 및 대응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 인식에 변화가 생긴 것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성장률 전망이 매우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1%로 낮춘 데 이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치를 2.6%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 2%'라는 심리적 저항선까지 전망치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정부 재정지출로 경기를 떠받들기 어려운 수준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경제·민생에 힘을 모을 때다.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여기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역설적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며 민간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가 동반 침체로 가는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 등 3개 축으로 구성된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경기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고용 상황과 관련해 "청년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체감 상황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40대와 제조업 고용 감소가 가장 아픈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직원 50~300인 사업장의 주 52시간제와 관련한 논의도 있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주 52시간제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사정을 고려해 보완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탄력근로제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최대한 입법 심의를 지원하고, 국회 상황에 따라 정부가 행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추가 보완 방안을 노사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마련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민간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 투자의 역할도 크다"고 언급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도서관·주차장 등 생활형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는 지속적으로 얘기해 왔으나, 건설 투자 전반에 대해 비중 있게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


건설 투자의 성장기여도는 2018년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증가율이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된 상태에서 대표적인 내수 진작 방법으로 건설 투자 활성화를 들고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주로 대단위 규모 사업건으로 이뤄지는 건설업은 일자리 창출 기여가 큰 업종군 중 하나다.

최근 건설업 취업유발계수는 10.7명으로 6.6명인 공산품업과 비교해보면 취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월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 불황은 일자리 감소에 큰 진폭으로 충격을 준다.

지난달 건설업 일자리 수는 202만명으로 1년 만에 3만9000명이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11만명이 준 제조업, 6만5000여 명이 준 자영업과 더불어 일자리 문제를 악화시키는 주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현재 200만명 규모인 건설업 일자리는 많이 팽창된 상태"라면서 "3년 내외로 10만명 이상 일자리가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서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주거 공급을 최대한 앞당기고 교통난 해소를 위한 광역교통망을 조기에 착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 총 30만가구 규모 3기 신도시 개발, 2022년까지 짓기로 한 공공주택 100만가구 개발 사업을 계획대로 신속히 진행함으로써 건설산업에 먹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에서 잇달아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기 착공을 강조했으나, 아직까지 국방부와 공군의 비행안전영향평가에 막혀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또 현재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사업적격성조사를 진행 중인 잠실운동장 일대 마이스(MICE) 단지 확대 개발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경제에 초점을 맞춘 문 대통령의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 15일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하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미래 먹거리 찾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분간 집중적으로 민생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 최재원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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