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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1년 넘은 셀럽마켓 `에이블리`가 무신사랑 어깨를 나란히?
기사입력 2019-10-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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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이드-184] 솔직히 몰랐습니다.

'에이블리'란 애플리케이션(앱)을요. 아이지에이웍스가 최근 발표한 '2019 쇼핑앱 사용자 분석 리포트' 자료를 보다가 10대와 20대가 즐겨찾는 패션·의류 쇼핑 앱 8월 사용자 수 순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지그재그, 무신사는 그나마 아는 회사였습니다.

여러 번 취재하는 과정에서 각기 1020여성(지그재그), 남성(무신사)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는 앱이었으니까요. 여러 유명 혹은 신진 브랜드들이 서로 입점하려는 것도 공통점이었고요.
그런데 이번 조사에서 눈길 끄는 건 따로 있었습니다.

1020이 즐겨찾는 패션의류쇼핑 앱 8월 기준 순위였습니다.

1위 지그재그(133만, 안드로이드OS 기준), 3위 무신사(62만) 사이에 에이블리(69만)가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보고서에서는 '에이블리 앱이 1월 대비 8월 일간 사용자수(DAU)가 5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신규 설치 기기수 부문에서도 에이블리가 지그재그 앱을 넘어섰다.

지그재그 앱 사용자의 에이블리 앱 중복 사용률은 증가하는 반면, 에이블리 앱 사용자의 지그재그 중복 사용률은 감소해 사용량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도대체 어떤 앱이길래 이렇게 급성장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에이블리 창업자 강석훈 대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강 대표는 영화 빅데이터 큐레이션 서비스 '왓챠'를 공동 창업했던 경력이 있더군요. 그러다 뜻한 바 있어 2014년 회사를 나와 새롭게 쇼핑몰 '반할라'를 열었답니다.

월매출 15억원대에 소폭의 흑자를 낼 때까지 키웠다는데요.
그런 그가 또다시 돌연 새로운 결정을 합니다.


2017년 말이었습니다.


"3가지 한계를 느꼈어요. e커머스는 개인사업자로 할 때는 좋은데 법인이 하기엔 여러 어려움이 많았어요. 또 대표, 즉 제가 패션을 잘 몰랐어요. 주요 의사결정이 MD(상품기획자) 중심으로 돌아가니 답답했어요. 앱 시대인데 모바일웹으로 운영하니 빅데이터가 안 쌓인 것도 답답했고요. 그래서 답은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앱이면서 또 쇼핑몰을 쉽게 뚝딱 만들면 물류, 고객응대 등은 다 알아서 해주는 패션플랫폼을 만들자'로 쏠렸습니다.


그 결과물이 1인 쇼핑몰 해결사를 지향하는 '에이블리'였습니다.


에이블리는 2018년 3월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시장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앱 사업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이끌어내더니 올해 9월 기준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을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월 거래액은 150억원을 넘겼고 월 이용자 수도 180만명을 가뿐히 넘겼답니다.


이런 결과물을 이끌어낸 건 어찌 보면 단순한 사업모델에 있었습니다.


에이블리 실적
에이블리의 수익모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파트너스' 사업 부문과 '셀러스' 사업 부문이 그것인데요. 파트너스 사업은 e커머스 창업부터 성장까지 에이블리가 모두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만약 인기 인플루언서가 옷을 잘 고르는 능력만 있다고 한다면 이들이 옷을 만들거나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구해와 브랜드로 만들면 나머지 결제, 배송, 고객응대(CS)까지 에이블리가 알아서 해주는 겁니다.

에이블리는 파트너스에게 거래액의 10%를 나눠주지요.
또 하나의 사업모델은 '셀러스' 모델입니다.

이건 지마켓 같은 오픈마켓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입점 수수료가 0원이라는 겁니다.

대신 에이블리는 결제수수료만 받아갑니다.

광고비를 내면 임의적으로 잘 보이는 곳에 노출하는 기능도 뺐다고 합니다.

열심히 자주 많이 올려 소비자의 호응을 유도하는 입점 업체가 유리한 구조입니다.


언뜻 두 사업모델 모두 거의 남는 게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파트너즈, 셀러스 포함 전체 입점 업체 수는 4000개가 넘고 하루에만 올라오는 신상품 숫자가 3000개라니 말 다했습니다.


에이블리에 입점한 크림치즈마켓
에이블리에 입점한 크림치즈마켓 실적
에이블리를 통해 대박을 낸 업체도 여럿 보입니다.

특히 에이블리 파트너스로 월매출 10억원을 돌파한 '크림치즈마켓'이 눈길을 끕니다.

충남 서산에서 친구와 함께 고3 때 블로그마켓을 작게 운영하던 남윤아 대표는 우연히 에이블리 앱 광고를 보고 파트너스로 입점하게 됐다고 합니다.


"에이블리에 입점한 이후로는 에이블리 사용자들이 앱 내에 연동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유입되고 있어 지난 1년간 인스타그램 폴로어 수가 급증했습니다.

이전에는 일 평균 팔로워 증가량이 5명에 불과했지만, 에이블리에 입점한 이후 인스타그램 활동을 특별히 많이 하지 않았다고 느낌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10만명이 늘었습니다.

쇼핑몰 창업에도 많은 효과를 본 상황입니다.

"
남 대표의 설명입니다.


셀러스 사업 부문에서도 떠오르는 스타가 있습니다.

'기프티박스' 라는 업체인데요. 사실 기프티박스는 2012년에 사업을 시작해 꽤 연차가 있는 업체입니다.

에이블리 셀러스 입점 전까지는 직원이 4명 정도였는데 입점 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6개월 만에 매출 7억원 돌파했고 직원도 40명 가까이 늘었답니다.


"인스타 감성으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코디, 옷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사진 위주로 1020여성들에게 맞게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빠른 유행에 대응해 활발하게 신상품을 선보였던 것이 주효했습니다.

에이블리 유저들과 궁합이 잘 맞았는지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입점수수료도 없고 광고비를 따로 안들여도 열심히만 하면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
손지민 기프티박스 대표 전언입니다.


두 성공모델을 보며 결론부터 말해보면 에이블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강석훈 대표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소규모 업체라는 점이다.

다른 플랫폼들의 경우 광고비를 지출할 만한 여력이 있는 대형 업체들이 많이 노출되고 성공하는 반면, 에이블리의 경우 모든 셀러스에게 공평한 노출 기회를 제공하고, 무료로 외부 마케팅 또한 진행하다 보니 자본은 부족하지만 상품력은 뛰어난 실력 있는 소규모 업체들이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 팀이 쇼핑몰(단일 브랜드) 사업보다는 여러 브랜드를 모으고 지원하는 플랫폼 사업에 강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10년차 사업가 강 대표도 부침은 많았습니다.

특히 에이블리로 전환할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답니다.


"반할라에서 에이블리로 피보팅하던 시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쇼핑몰 사업의 어려움을 느끼고 다른 모델을 찾아야 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팀 전체가 심적으로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일부 팀원은 흑자가 나는데 왜 사업모델을 바꾸느냐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어요. 우리의 강점은 지원, 플랫폼 사업이라며 팀원들을 설득했고 그렇게 함께 극복했습니다.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앱 출시, 다양한 셀러스라는 2가지 포인트에만 집중하자고 했던 것이 다행히 전략이 맞아떨어졌습니다.

"
최근 에이블리는 AI를 활용한 맞춤추천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강 대표가 왓챠 시절 추천(개인화 및 자동화)에 대한 회사 비전과 전략을 주도적으로 정리했던 경험이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에이블리 시니어 개발자 대부분이 왓챠 출신인 것도 영향이 컸고요.
"현재 에이블리의 추천은 도입하는 단계이고, 앞으로 자체 보유하고 있는 이커머스 데이터(누적 상품찜 3000만개 등), 알고리즘, UX 고도화를 통해 유저들의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취향을 가장 잘 알고 활용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
에이블리는 올해 6월 첫번째 투자(70억원,LB인베스트먼트, 코오롱 인베스트먼트)를 받았는데요. 내년 하반기 중에 두번째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다네요.
"에이블리가 바라고 있는 비전은 '이커머스 업계의 앱스토어'입니다.

애플 앱스토어가 나오기 전에는 앱을 뚝딱 만들어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에이블리를 통해 이커머스 창업이 아주 쉬워지게끔 해서, 재능있고 센스있는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이런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패션 외 카테고리로의 적극적 진출, 아시아권 중심의 해외진출이 가까운 미래 목표입니다.

"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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