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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8천억 들인 호주 광산개발 좌초 위기
기사입력 2019-09-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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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추진하던 호주 바이롱 광산 개발 사업이 사실상 좌초했다.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으로선 그동안 8000억원 넘게 투입된 사업이 무산되면서 막대한 손실 부담에 시달리게 됐다.

18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독립계획위원회는 한전이 제출한 바이롱 광산 개발 사업 계획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광산 개발로 온실가스 배출, 지하수 오염, 자연 훼손 등 장기적 환경 영향에 중대한 우려가 있어 개발 허가 발급에 동의할 수 없다"고 불허 배경을 설명했다.


한전이 추진한 바이롱 사업은 총사업비만 11억2800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유연탄 광산 개발 사업이다.

한전은 2010년 호주 기업 앵글로아메리칸에서 4억달러에 바이롱 광산을 인수했다.

이후 토지 매입과 탐사 개발 등에 지금까지 7억달러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바이롱 광산에서 40년간 연 350만t 규모 석탄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바이롱 광산은 한전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가 2016년 정부의 에너지 공기업 기능 조정에 따라 지분 10%를 발전 5개사에 2%씩 매각하면서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전이 보유한 유일한 국외 자원 개발 사업이다.

한전은 개발 승인이 나면 추가로 지분 90% 중 39%를 발전사에 매각하고 생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남은 지분 51%도 매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지 주민과 환경단체의 극심한 반대로 9년째 개발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한전이 취득한 환경평가 인증 기한마저 만료돼 평가를 다시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급기야 호주 에너지경제·재정분석연구소(IEEFA)는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 발전 비중이 축소되기 때문에 호주 주정부가 사업 승인에 신중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반대하기도 했다.

또 보고서는 "개발 승인으로 석탄 생산량이 늘어나면 초과 공급으로 인해 국제 유연탄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며 지역 경제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김종갑 한전 사장이 호주를 찾아 현지 주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개발 사업 승인을 촉구하며 총력전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번 결정으로 석탄 광산을 직접 개발해 현재 발전 자회사가 운영하는 화력발전소에 석탄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던 한전 측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광산 사업 좌초로 눈덩이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이 추가 손실을 떠안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상반기 한전 영업손실은 928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 신세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을 본격화한 2017년 4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선 한전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1조3900억원)를 제외하면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전의 '2019년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도 영업손실 2조4000억원, 당기순손실 1조900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은 이번 호주 주정부 결정에 대해 다각도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사업 재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검토 후에 소송을 제기할지, 사업 승인을 다시 신청할지, 사업을 접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이나 청산에 나선다면 한전이 투입한 자금 중 토지 매입비 1억달러를 제외하고 광산개발권 등은 제값을 받기가 어렵고 개발비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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