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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허가 받으면 뭐하나…넘기 힘든 `신의료기술평가`
기사입력 2019-09-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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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산업의 대표적인 이중 규제로 지목돼 온 신의료기술평가가 정부의 잇단 제도 개선책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과 국내 판로를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평가 기간 단축, 선진입·후평가 등 개선안을 내놨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뒤 품목허가를 내준 의료기기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평가를 따로 진행하는 중복 과잉규제의 본질은 바뀐 게 없다는 지적이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와이브레인은 2017년 초 우울증 치료기기 '마인드'를 개발해 곧바로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지난 4월 신의료기술평가에서 또다시 탈락했다.

지난해 한 차례 떨어진 데 이어 두 번째다.


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 위원회는 "우울증 환자의 인지능력 향상 관련된 의료기술 유효성을 검증하는 해외 논문과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와이브레인의 마인드에 대해 '제한적 의료기술'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병원들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붙은 제품은 아예 쓰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매출 실적은 거의 없다.

유럽 의료기기 국제규격(CE MDD) 인증까지 받아 현지 기업들과 수출협상까지 했지만 신의료기술평가 탈락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우리 제품에 대해 유럽 회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신의료기술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것을 알고는 계약 체결을 꺼리고 있다"며 "수백억 원이 넘는 비용과 개발까지 7년여를 투입했지만 결과는 초라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와이브레인은 신의료기술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해외 논문 근거와 데이터가 많은 우울증 환자의 우울감 개선 효능에 대한 다기관 임상을 다시 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식약처 재허가를 받은뒤 신의료기술 심사 재신청을 거쳐 오는 2021년 시장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진단기기 업체인 베르티스는 유방암 진단기기 '마스토체크'를 개발해 지난 1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기존 유방암 진단검사는 유방을 압착한 뒤 촬영을 하는 방식(맘모그래피)이어서 환자 고통이 컸지만 마스토체크는 혈액 내 유방암 관련 3종류 단백질을 측정한 뒤 특허받은 알고리즘에 대입해 유방암 조기 판정이 가능해 편리하다.

유방을 드러내지 않고 간단히 검사할 수 있어 해외에서도 관심이 많고 실제 마스토체크 샘플을 써본 병원들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베르티스 역시 신의료기술 인증이 지연되면서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약처 허가를 받자마자 2월 신기술의료 인증을 신청했지만 5월 위원회에서 문헌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달 초 마스토체크와 맘모그래피 효과를 비교하는 논문을 추가로 제출했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는 "바이오산업은 시장 선점이 중요한데 신의료기술평가 때문에 수출 기회를 놓칠까봐 걱정"이라며 "또다시 추가 논문을 요구할지 몰라 언제쯤 인증을 받아 국내외에서 마음껏 사업을 해볼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일본 도레이는 최근 유방암을 포함한 13대 암을 조기 진단하는 마커 개발을 마치고 정부 인증과 동시에 해외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한 대표는 "도레이 제품은 지난 4월 후생노동성의 우선심사지정 대상에 포함돼 연내 판매 승인이 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의료기기 관련 인허가를 6개월 내에 끝내주겠다고 공표하면서 자칫하면 개발은 우리가 먼저 해놓고 시판이 늦어져 시장을 빼앗길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이 같은 업계 불만에 정부도 올 들어 몇 차례 개선책을 내놓기는 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3월 일단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고 3~5년 뒤 사후 평가를 받도록 하는 '혁신의료기술 별도 평가트랙' 시행에 들어갔다.

의료기기 유효성을 평가할 논문이 부족하더라도 환자의 삶을 크게 개선하거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등 효과가 있으면 조기 시장 진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혁신의료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제한하는 규정 때문에 여러 의료기관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오히려 현재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에는 없는 영업제한 장벽이 발생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감염병 체외진단 시범사업의 경우 결핵, 독감 등 특정 분야 체외진단 기술에 대해 '선진입·후평가' 시스템을 도입해 시장 출시를 앞당기겠다는 게 정부 생각이다.


하지만 진단업체 관계자는 "선진입·후평가 대상이 과도하게 제한적인 데다 어차피 시범사업을 한 뒤 또 인증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의료기관이 평가가 나오지 않은 제품을 쓰기 힘든 만큼 어차피 선진입을 허용해도 실제 판매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7월부터 시행된 '신의료기술평가·보험등재심사 동시 진행'은 현행 최대 490일이 걸렸던 기간을 100일가량 줄이는 게 목표다.

하지만 통과하기 쉽지 않은 신의료기술평가가 끝나야 보험등재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 <용어 설명>
신의료기술평가 :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로 2007년 도입.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이 있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험 수가를 정하는 품목코드에 잡히게 되고 이후 병원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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