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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가도 훨씬 밑도는 대형주-현대차·포스코·LG디스플레이 ‘싸다 싸~’
기사입력 2019-09-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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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대표 기업 주가가 무너지며 장부가보다 시가총액이 싼 기업이 넘쳐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옥석을 가려 가치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연합뉴스>

싸도 너무 싸다.

우리나라 주가 얘기다.


올해 들어 국내 대표 기업 주가가 크게 무너졌다.

코스피도 2000 밑으로 내리막길이다.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등 단일 기업이 풀기 어려운 굵직한 글로벌 난제가 넘쳐나서다.

수출이 주춤할 뿐 아니라 내수에서도 별다른 활로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내 주가를 좌지우지하던 외국인 발길 역시 뜸해졌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두루 만나고 온 한 증권사 임원은 “국내 기업에 대한 관심이 정말 바닥 수준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왔다”며 암울한 분위기를 더했다.


기업 주가가 얼마나 내린 것일까. 기업가치를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가 PBR(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Value Ratio)이다.

PBR은 주가가 순자산에 비해 주당 몇 배에 거래되는지 측정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주가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 가치보다 낮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인 55곳의 PBR(12개월 후행)이 1배 미만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국내 대표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피는 ‘바겐세일’ 중인 셈이다.


PBR이 싸다는 말은 향후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른바 ‘바닥이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저평가 대형주는 현대차다.

지난 8월 31일 기준 시가총액은 27조원대. 청산가치 대비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PBR은 0.46배에 불과하다.

현대차는 2014년 서울 삼성동 부지를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매수했다는 비판과 함께 투자자 외면을 받았고 주가가 급전직하했다.

미국과 중국 판매 부진도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몇 해 전 20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지난해 11월 10만원 선마저 깨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희망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형 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전례 없는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실적 향상 기대감을 높였다.

게다가 우리나라 대표 강성 노조인 현대차 노조가 8년 만에 무분규로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타결해 회사에 힘을 실어줬다.

17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17만원 수준이다.

현 주가(이하 8월 30일 기준)는 12만8500원으로 30% 이상 상승 여력을 내다본다는 의미다.


유안타증권은 “쏘나타와 팰리세이드 등 신차 효과에 따라 내수·북미 판매량이 늘어나는 중”이라며 “믹스(시장·제품별 판매비율)가 좋아지며 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원화 약세로 영업이익이 높아지고 글로벌 시장 가격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는 긍정론도 현대차 추천 사유다.


동생 기업 기아차도 비슷한 상황이다.

2009년 1만5000원에서 2011년 5월 8만4800원까지 쭉 상승세를 탔던 기아차는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PBR도 0.51배까지 무너졌다.

그러나 기아차 RV 카니발 성공으로 지난해 2만62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현재 4만원대로 올라섰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4만8000원대로 10~20% 상승세를 점친다.


포스코(POSCO)도 눈길을 끈다.

포스코도 지난해 2월 40만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타 21만원대까지 추락했다.

1배를 넘겼던 PBR도 반 토막 났다.

그러나 향후 포스코 주가 상승을 예상한 증권사가 적지 않다.

KB증권은 “하반기 철강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추천종목에 포스코를 포함시켰다.

한화투자는 현 주가 대비 50% 이상 상승세를 점친 35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삼성증권(목표주가 33만원), 유진투자증권(30만원) 등이 ‘매수’를 외쳤다.


▶싸다고 섣부른 매수 곤란
한국전력 주가 회복 비관적
저금리에 금융주도 반신반의
LG디스플레이 역시 주가가 청산가치보다 낮다.

LG디스플레이가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가치주’로 꼽히는 이유다.

그러나 최근 몇 개월은 투자자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지난 6월 말 18만원대로 뛰었던 주가가 2달이 채 안 된 8월 6일 12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덩달아 PBR도 0.5배까지 떨어졌다.

이유가 있다.

중국 업체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공세로 실적 위기를 겪고 있어서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볼 대목이 있다.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에 적극 나섰고, OLED로의 산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파주 P10 공장 10.5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라인을 본격 가동하기도 했다.

증권사 목표주가 추정치는 2만1000원. 1만4000원대인 현 주가를 고려하면 50%의 상승세를 노려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싸다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말고 종목별로 주가가 낮은 이유를 잘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글로벌 경기나 기업이익과 상관없이 오랜 기간 PBR이 낮은 상태로 머무른 기업이 적지 않다.

또한 미래 성장 전망이 우울해 PBR이 크게 떨어진 사례 등 단기간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투자를 피해야 한다.


코스피 대형주 가운데 PBR이 가장 낮은 종목은 한국전력으로 0.28배에 불과하다.

청산가치는 57조원쯤 되는데 시가총액은 16조원에 불과하다.


KTB투자증권은 “신고리 4호기 상업운전 시작으로 3년 만에 원자력 발전 용량이 늘었다”며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3만7000원이다.

현 주가(2만5550원)를 감안하면 꽤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본 셈이다.


그러나 ‘싸니까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기 힘든 종목이 한국전력이기도 하다.

문재인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탈원전’을 외쳐왔다.

에너지 수급과 효율성을 감안하면 한전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정책일 수밖에 없다.

또한 여름철 전기료 인하 역시 한전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매수’를 외친 신지윤 KTB투자증권 센터장 역시 “흔들리는 전기요금 운용원칙에 대한 실망이 투자자가 회사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 주저하는 이유로 작용한다”고 주가 상승을 막는 부정적 요인이 있음을 인정했다.


한국전력 이외 한화생명, BNK금융지주, 현대제철 등이 PBR 0.4배 미만의 ‘극단적 저평가’ 양상을 보였다.


한화생명 PBR은 0.28배에 불과하다.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하며 코스피 시장에서 40% 넘게 빠졌다.

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은 최근 1년 내 최저가 수준에 머무른다.

BNK금융지주DGB금융지주 등 지방은행도 PBR이 0.2배 수준이지만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주 부진 핵심 이유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은행은 순이자마진(NIM) 등이 축소돼 실적에 부담을 받는다.

보험사는 운용자산 수익률이 낮아지고, 보증준비금(변액보험 가입자에게 사망보험금과 연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 부담이 커진다.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고려하면 금융주 역시 섣불리 덥석 물면 안 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기가 부진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점진적인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다면 한은도 4분기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이 PBR 1배 미만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진 것은 투자를 안 해 성장성이 떨어졌다고 투자자가 판단한 측면이 있다.

일시적인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저평가가 굳어진 측면이 있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거든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5호 (2019.09.18~2019.09.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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