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분양가상한제 바로 적용 안 해"…기재부-국토부 신경전?

【 앵커멘트 】
지난달 12일이었죠. 국토교통부가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의 수장이자 부총리인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생각이 다른 듯합니다.
박상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분양가 상한제를 10월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1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분양가 상한제는 부동산가격을 안정화하고 횡재소득을 막는 강력한 효과가 있지만, 공급 위축이라는 부작용도 함께 감안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특히 "10월에 개정작업을 마무리하지만 바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고, 시장 상황 등을 봐서 관계부처가 별도로 판단해 결정한다"며 자신이 주재하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를 결정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이미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

국토부는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안'을 발표하면서, 오는 10월부터 서울과 과천, 분당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 부총리의 '속도 조절'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국토부가 상한제 확대 방침을 밝힌 지난달 12일 홍 부총리는 "단점이 명확하고 작동요건이 엄격해서 적용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입법예고까지 치면 아마 2~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선 기재부와 국토부 간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최근엔 국토부가 주 발표자였던 기재부 주관 회의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두 부처 간에 감정적인 대응이 오갔다는 소문도 돌았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음 달 시행령이 개정되면 당·정 협의를 통해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 지역과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한다는 계획에 변화가 없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카드'라고도 불리는 분양가 상한제.

관련 부처 간의 불협화음으로 시장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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