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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이 애플의 2배인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사장, 종합에너지 기업을 꿈꾸다
기사입력 2019-08-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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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글로벌CEO열전-117]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지난 12일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아람코가 반기 실적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이 469억달러로 다른 석유회사는 물론 애플과 아마존 등 잘나가는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세계 1위를 달렸다.

올해 들어 국제 유가가 떨어져 작년에 비해 12% 감소한 수치가 이 정도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3%를 차지한다.

지난해에도 순이익이 1111억달러로 애플의 2배에 육박했다.

이 회사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람코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적을 바탕으로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람코는 이미 많은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자금은 원유를 넘어 정유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도 석유업체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스 주식 20%를 150억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릴라이언스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도 이를 인정했다.

"아람코와 릴라이언스는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원유 공급업체와 인도를 대표하는 정유·석유화학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그러나 아람코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다.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아람코는 여러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현대차와는 수소에너지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효성과는 탄소섬유 공장을 공동으로 설립하기로 했다.

아람코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에쓰오일을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GS 등 10여 개 한국 기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때 무함마드 왕세자를 제외하고 가장 주목을 받았던 사람이 아민 나세르 아람코 사장이다.


그가 한국에서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닌 이유는 하나다.

아람코의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세계 원유 시장의 큰손이라는 아람코의 장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징이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상관없지만 떨어지면 기업 가치도 함께 추락한다.

천수답 경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람코 실적은 국제 유가에 따라 요동친다.

예컨대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던 2016년 한 해 순이익은 올 상반기 이익의 3분의 1도 안 되는 132억달러에 불과했다.

나세르 사장은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한국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원유 시세 변동에 상관없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는데 한국 기업들과 협력도 이런 시각으로 볼 수 있다.

"
그는 대학에서 석유공학을 전공하고 1980년대 초 아람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생산과 연구개발 부서에서 근무했지만 임원으로 승진한 뒤에는 경영관리 업무도 맡았다.

오랜 기간 아람코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그는 최고 석유 전문가로 성장했다.

2015년 아람코 수장에 오른 이후 그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아람코 증시 상장 문제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사우디 정부와 그가 기업공개에 집착하는 것은 아람코의 외형을 확대하기 위해선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유를 넘어 정유와 화학 등 종합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하려면 실탄이 넉넉해야 한다.


하지만 나세르 사장에게 원유를 뺀 아람코는 상상할 수 없다.

그는 석유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도 않았다.

기회 있을 때마다 그는 석유가 인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에너지 산업 관련 행사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석유에 대해 (환경친화적이지 않다고)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나는 그것을 '인식의 위기'라고 정의하고 싶다.

석유산업은 사회가 요구하는 바를 충족시키고 책임을 다하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혁신과 기술은 에너지 산업을 환경친화적으로 재창조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석유도 포함된다.

"
지난해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에너지포럼에서는 전기차와 재생에너지의 등장으로 석유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논리를 반박하며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석유 수요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석유는 지금도 미래를 위한 세계 에너지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석유 시장의 기초체력과 미래 수요는 탄탄하다.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도 원유에서 뽑아낼 수 있다.

"
사우디 정부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아람코는 민간기업과 다르다.

증시 상장 이후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유지하는 것은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도전이다.

나세르 사장이 이런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고 아람코를 세계 최대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키울 수 있을까. 기업공개와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가 이뤄질 향후 2~3년이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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