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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모델`이라더니 기업만 쥐어짜…균형발전특별법은 `낮잠`
기사입력 2019-08-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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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잃은 지역형 일자리 ◆
정부는 2017년 5월 출범한 이래 2년 넘게 지역형 일자리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노사민정 협의로 일자리까지 만들어낸다는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라는 점에서다.

올해 초에는 현대자동차와 광주시의 완성차 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식을 이끌어내며 제1호 작품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완성차 공장 건립 주체인 법인 설립은 7개월째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연내 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뜰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적정 임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도 퇴색됐다.

적정 임금이라기보다 '반값 임금' 일자리가 어울릴 정도이고, 오히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다른 지역 공장의 일자리를 빼가는 꼴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임금을 자동차 업계 임금의 절반 수준인 3500만원(주 44시간)으로 정하고 임금 상승률도 물가 상승률에 연동한다는 내용을 노사민정협의회에서 의결했다.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에서 지역 일자리 사업이 상생보다는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일방통행' 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오랫동안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투자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값 임금'을 제시하는 광주시와 노동계에 사실상 '5년간 임금·단체협상 유예' 조항을 걸 정도로 투자에 대해 불안해했다.

현대차는 법인 설립에서도 2대 주주를 선택했고, 차 생산·판매·서비스에만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는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린다는 방증이다.


LG화학이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구미형 일자리도 별반 차이가 없다.

노사 상생협약까지 했지만 임금, 근로시간 등 노사 상생에 대한 내용이 없다.

'사업이 잘되도록 노사가 노력한다'는 상징적인 표현뿐이었다.


정부도 투자 촉진형 일자리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마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투자 촉진형은 생산성이 저조하고 입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의 신속한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LG화학은 대기업이고 폴란드에서 투자금액의 11%인 460억원의 현금 지원 등을 제안받아 입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기 힘들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통상적인 투자 유치와 별반 차이가 없다.

구미 경제가 어렵다 보니 정부가 힘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부품 공장을 짓기로 한 울산형 일자리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정부 요청으로 기업의 투자 시기를 앞당긴 것뿐"이라는 말도 나온다.

울산시는 광주형 일자리처럼 임금 수준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고임금 근로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철회했다.

울산시는 결국 정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형 일자리 사업이 실제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지도 미지수다.

구미형·울산형 일자리 사업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 규모가 발표됐지만 지자체나 기업들조차도 일자리 규모를 가늠하지 못하고 억지로 만들어낸 추정치로 알려져 있다.


울산형 일자리는 현대모비스의 투자 결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사업 모델은 나오지 않았다.

일자리 사업 초기에 안정된 노사 관계가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광주 지역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이 상급단체가 되면 적정 임금 기조가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를 중심으로 한 민주노총은 광주형 일자리를 '임금 하향 평준화'를 시도하는 나쁜 일자리로, 광주형 일자리에 참여한 한국노총 광주지회는 울산형 일자리를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일자리로 폄훼하고 있다.

특히 울산에 들어서는 현대모비스 전기차 부품 공장을 놓고도 한국노총은 "전기차 부품 공장은 광주로 몰아야 한다"면서 지역 간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2년2개월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지역형 일자리 사업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컨트롤타워 부재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정부는 국가 정책으로 추진할 만한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상생형 일자리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별도로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행정안전부·중소벤처기업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형 일자리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는 없다는 지적이다.


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지원 근거가 되는 법안 처리에도 하세월이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안도 6개월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균특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참여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하 등 정부 지원 방안은 발이 묶였다.

심의회도 구성이 안 돼 지자체의 사업 공모 건수도 제로(0)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에 자문 정도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진주 기자 / 서대현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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