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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진격에…`전기차배터리 거점` 변신한 동유럽 철강도시
기사입력 2019-08-1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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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글로벌 新경영 ④ SK이노베이션 폴란드·헝가리공장 ◆
지난 7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 엔지니어들이 헝가리 코마롬 1공장에서 현지 근로자들을 상대로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공정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코마롬(헝가리) = 한예경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차로 5시간 떨어진 남쪽 소도시 카토비체. 폴란드 사람들은 이 도시를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의 폴란드 지사가 위치한 도시로 기억한다.

지금도 카토비체의 운전사들은 아르셀로미탈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우산을 사용할 정도다.


하지만 앞으로 이 로고가 SK로 바뀔 날도 머지않았다.

동유럽 철광석의 주산지이자 석탄 등 광업이 융성했던 폴란드는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 최첨단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장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유럽 소재 시장의 전진기지로 깃발을 꽂은 곳도 바로 카토비체 인근의 돔브로바 고르니차다.


폴란드 전기차 등록 대수는 올해 상반기 겨우 5000대를 돌파했다.

신차 4대 중 1대가 전기차인 노르웨이에 비하면 폴란드는 전기차 불모지나 다름없는 셈. 심지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공장이 들어서는 이 지역에서는 아직도 가정용 연료로 석탄을 사용하고 쓰레기를 직접 소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폴란드 소규모 광업도시를 최첨단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쟁터로 바꿔 놓겠다고 작심했다.

이날 방문한 공장용지에서는 포클레인 20여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정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다음달 이곳에서 SK이노베이션의 유럽 내 첫 분리막 공장이 착공된다.

생산 시기를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서 착공식도 안 한다.

양산 목표 시점은 2년 후인 2021년 3분기다.


SK이노베이션이 27만㎡ 용지에 약 4400억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공장에는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생산설비 4기와 세라믹코팅분리막(CCS) 생산설비 3기가 들어선다.

분리막은 양극재·음극재·전해액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4대 핵심 소재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LiBS 약 3억4000만㎡, CCS 약 1억3000만㎡가 생산된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분리막 생산능력을 2025년 25억㎡, 글로벌 1위로 키우겠다는 김준 총괄사장 말도 더 이상 빈말이 아니다.

SK이노베이션이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면서 배터리 회사에는 분리막까지 공급하면서 업계의 글로벌 강자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폴란드 현지법인에 나가 있는 조상민 SK이노베이션 과장은 "앞으로 4년 내 배터리 시장이 11배 이상 커진다고 하는데, 여기에 맞추기 위해서는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벌써부터 일본이 바짝 뒤쫓아오고 있다.

일본 소재 기업 도레이는 지난 6월 헝가리에 2억유로(약 2700억원)를 투자해 분리막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폴란드 투자를 결정한 지 3개월 만이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서 이미 일찌감치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2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국경지역 코마롬에서 착공을 시작한 SK이노베이션 헝가리 배터리 1공장이 올해 말이면 곧 완공된다.

내년이면 SK이노베이션이 외국에서 생산한 첫 전기차 배터리가 바로 여기서 나오게 된다.


헝가리 코마롬은 한때 핀란드 기업 노키아의 동유럽 휴대폰 생산기지였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중국 전기차 BYD 공장이 줄줄이 늘어서 정보기술(IT) 업계 흐름이 10년 새 휴대폰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넘어왔음을 짐작하게 한다.


지난 7일 방문한 SK이노베이션 코마롬 공장에서는 오는 10월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한창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공장에서는 한 번 충전에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는 3세대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돼 인근 현대차·다임러 등 완성차 업체로 납품될 예정이다.

1공장(연산 7.5GWh 규모)에 조립 설비를 장착하고 마무리 공사가 되는 동안 이미 2공장(연산 9GWh) 건설 공사도 시작됐다.


이날은 마침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의 본진인 충북 서산공장에서 엔지니어들이 파견돼 현지 채용 인력을 교육하고 있었다.

현지 채용 인력 중 상당수가 과거 노키아 공장에서 일했던 인력이다.

SK이노베이션은 1공장에서만 1500명을 고용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2·3공장으로 확대되면 채용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2공장 모든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서만 약 16.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돼 중국·미국보다 더 많은 양을 헝가리에서 생산하게 된다.

고홍재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장은 "완성차 업체들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어 배터리 생산 초기 단계에서 빠른 고객 대응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돔브로바 고르니차(폴란드)·코마롬(헝가리) =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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