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LPG 차를 살 수 있게 되면서 LPG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PG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이미 1990년 '대기정화법(Clean Air Act)'에서 LPG를 대체 청정 연료로 지정했으며, 갤런당 50센트의 소비세도 감면해준다.

유럽연합 역시 LPG를 대체 연료로 지정하고 차량 2부제에서 전기와 수소차와 마찬가지로 LPG 차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조금이라도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LPG 차에 대한 구입 규제를 완화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환영하는 입장이다.

LPG 라인업을 갖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가 이전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오는 2025년까지 LPG 차가 약 240만 대, 2030년에는 280대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여러 LPG 차 중 르노삼성 SM6 LPe를 시승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QM6에 LPG 탱크를 달아 최초의 'LPG SUV'를 내놓았다.

특히 LPG 차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한 '도넛 탱크'를 개발했다.

르노삼성차의 도넛 탱크는 평평한 환형 탱크로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장착해 기존 트렁크 절반을 차지하던 LPG 연료 탱크 문제를 해소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LPG 차량보다 트렁크 체감 공간이 40% 가까이 향상되어 골프백, 여행용 가방과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목발 등 대형 수화물 적재가 자유롭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014년 택시업계와 장애인 구매 고객들의 트렁크 공간 활용 불편에 대한 의견을 반영해 대한 LPG 협회와 함께 200억원을 투자해 2년에 걸쳐 도넛 탱크를 개발했다.

이후 SM5, SM6, SM7 등 다양한 LPe 모델에 도넛 탱크를 탑재하고 있다.

이 중 르노삼성자동차를 대표하는 세단인 SM6의 LPe 모델을 타봤다.

르노삼성자동차는 환경을 위해 SM6 디젤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외관과 실내 모습은 가솔린 SM6 모델과 다르지 않다.

넓고 낮은 차체는 언제든 달릴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준다.

시그니처와 같은 'ㄷ'자 LED 주간주행등은 멀리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차로 가까이 다가가니 잠겨진 문이 자동으로 풀린다.

직사각형 모양의 스마트키 덕분이다.

편리하긴 하지만, 크기가 좀 더 작아지고 얇아지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내는 고급스러운 나파 가죽이 돋보이고 수평으로 겹친 레이어가 안정적이고 정돈된 느낌을 자아낸다.

도넛 탱크가 들어앉아 있는 트렁크를 열어보니 넓은 적재 공간이 드러난다.

SM6 LPe의 트렁크 용량은 436ℓ다.

이 도넛 탱크는 트렁크의 스페어타이어 공간 안에 깊숙하게 자리 잡아 후방 충돌 시 구조적 측면에서 안정성과 내구성까지 확보했으며, 차체 무게 중심을 낮춰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 도넛 탱크 덕에 제14회 LPG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회 산업위원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현재 쏘나타와 그랜저, 아반떼, K5와 K7 등이 LPG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모두 연료 탱크 때문에 트렁크 공간이 좁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여행용으로 많이 쓰이는 렌터카의 경우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엔 트렁크 공간이 비좁다는 것.

그래서 아예 르노삼성자동차의 도넛 탱크 방식으로 개조해주는 업체도 생겨났다.

그만큼 LPG 차량 구매자에게 도넛 탱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인 셈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반 박자 쉬고 시동이 걸린다.

시동이 걸린 상태에서 소음은 생각보다 묵직하게 들려온다.

하지만 달리는 도중 풍절음은 많이 유입되지 않는다.

연료의 특성상 주행감은 가벼운 편이다.

여기에 CVT가 결합해 부드러운 맛을 더한다.

SM6 LPe는 2.0ℓ LPG 액상 분사 방식 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는 19.7㎏·m의 힘을 낸다.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2.0 GDe보다 최고출력이 10마력 낮지만 큰 체감은 느끼지 못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속 주행 시 한계 영역까지 몰아붙이기엔 시간이 다소 걸린다.

SM6 LPe의 복합연비는 9.0~9.3㎞/ℓ인데, 시승할 때는 10.0㎞/ℓ 이상의 연비를 보였다.

스포츠 모드에선 짜릿한 손맛이 더해진다.

엔진음도 음정을 가다듬고 새로운 중창을 부른다.

컴포트와 스포츠, 에코, 커스텀, 뉴트럴 등의 주행 모드에 따라 바뀌는 계기반과 엠비언트 라이트 색상이 주행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

옵션으로 헤드업디스플레이와 다양한 종류의 ADAS 기능도 선택할 수 있다.

주차 보조 장치는 꽤 정확하게 작동하고, 리어 범퍼 밑에 발을 대면 트렁크 문도 자동으로 열려 편리하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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