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M-PRINT GFW CITYLIFE LUXMEN 매경이코노미 MBN골드 MBN 매일경제
로그인|회원가입 |시청자 게시판
종목검색
  • 종목검색
  • 통합검색

헤드라인

광고
프로그램 바로가기
프로그램 바로가기 닫기
가나다순 카테고리순
광고
> 뉴스 > 기사
기사목록|||글자크기 
100일 발효 여주쌀의 은은한 풍미에 빠져볼까, 탁주 백년향
기사입력 2019-07-20 06:03
  • 기사
  • 나도 한마디
공유하기 
여주의 좋은 쌀과 물, 전통 누룩으로 빚은 우리술 `백년향`./사진=홈페이지 캡처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20] 좋은 재료로 빚은 술에서는 좋은 맛이 난다.

오늘의 술은 좋기로 유명한 여주쌀, 토종밀로 뜬 누룩, 옥 암반수로 만든 탁주 '백년향'이다.


백년향을 제작한 술도가 추연당에 따르면 백년향에는 쌀과 누룩, 물 외에는 아무런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백년향은 또 전통 기법인 삼양주 방식으로 제작한다.

삼양주란 처음 밑술을 빚고 두 번 덧술을 해 총 세 번의 담금을 하는 것을 말한다.

삼양주 발효에 40일이 걸린다.

그리고 다시 60일 저온 숙성한다.

총 100일의 발효와 숙성을 거쳐 백년향은 빛을 보는 것이다.


직선으로 쭉 뻗은 투병한 병의 4부까지 침전물이 차 있다.

아주 진한 맛이 날 것 같다.

설렌다.

와인잔을 꺼낸다.

굳이 와인잔을 꺼낸 것은 추연당 측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백년향의 향을 충분히 즐기게 하려는 조치인 듯하다.


병을 흔들어 침전물을 섞고 잔에 따른다.

쌀과 같은 빛깔의 액체가 쏟아진다.

잔에 코를 박고 킁킁댄다.

쿰쿰한 누룩 냄새에 상큼함이 묻어 있다.


추연당은 백년향을 약 섭씨 15도로 마시라고 추천한다.

성격이 급한 나는 참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백년향을 바로 꺼내 먹어버린다.

머금으면 강렬한 신맛이 혀를 때린다.

조금씩 홀짝이면서 나는 이것이 단순히 시기만 한 맛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산미 속에 과일의 싱그러움이 섞여 있다.

아까 코로 맡았던 그 상큼함이 맛으로 구현된 듯하다.


혀에서는 가볍고 목구멍에서는 크리미하다.

마신 뒤에는 구수한 맛, 놓치기 십상인 정도의 단맛이 감돈다.

입안이 텁텁하다.

화학 조미료를 너무 많이 넣은 술은 뒷맛이 기분 나쁘게 텁텁하다.

그런데 백년향의 텁텁함은 결이 다르다.

말이 안 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기분 좋은 텁텁함이다.

이건 먹어봐야 안다.


술의 온도가 올라가자 단맛이 힘을 낸다.

여전히 산미가 주도하기는 하지만. 꺼낸 지 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것은 신맛이다.

그러나 산미가 지나가면 은은한 단내가 올라온다.

오래 씹은 밥에서 나는 바로 그 단맛이다.


그리고 포도맛이 난다.

향긋하고 신선한 포도다.

미지근해진 백년향은 차가운 그것보다 더 진한 구수함을 입에 남긴다.

덜 단 누룽지 사탕과도 비슷하다.


너무 차지 않게 먹는 것이 좋겠다.

적어도 먹기 30분 전쯤 냉장고에서 꺼내면 좋지 않을까.
잘 만든 술이다.

그러나 재구매 의사는 없다.

이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백년향은 잘 만든 술이다.

다만 나를 쓰러뜨릴 만한 어떤 '한 방'이 없었다.

나는 좀 더 개성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술이 좋다.


위스키 애호가보다는 와인 애호가들의 입에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술맛이 강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에 곁들이면 좋을 듯하다.


500㎖ 한 병에 약 1만1000원. 알코올 도수 10도.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목록|||글자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