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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아베, 여론에 휩쓸려 강경대응 일관…사태 갈수록 꼬여"
기사입력 2019-07-1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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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정면충돌 ◆
"한국 청와대와 일본 총리관저 모두 상대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대표적인 지한파 연구자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54)는 1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양국 정부가 전문가 의견을 더 듣고 협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냉정하게 외교적 채널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상황에서 전문가들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양국 정치권에서 강경책만 쏟아내다 보니 여론이 악화되고 이는 결국 더 강경한 대책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국 정부가 최근 들어 일본에 대해 대화를 강조하는 모습이 일본 국민을 더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전 한국이 일본 측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최근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일본에서는 자국이 무시당했다고 여긴다는 얘기다.

그는 악화된 여론이 협상 여지를 줄이고 있다고 염려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얼마 전까지 2+1이라면 양국 간 절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2+1은 한국 정부와 기업, 일본 기업이 배상에 참여하는 안이다.

일본 내 강경 대응론이 강해지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배상 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안 외엔 일본 정부가 협의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현재 1심과 2심이 진행되고 있는 소송이나 발생 가능한 소송에 대해서도 한국 측에서 해결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라고 일본 정부가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어떤 해결책이 가능한가.
▷1+1에서 진전된 안을 한국 정부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동안 2+1이 대안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일본 정부로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7월 이후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의견이 높아져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주도해 재단·기금을 만들고 여기에 일본 기업이 사후적으로 참여하면 어떨까 싶다.

1965년(한일 청구권 협정) 체제가 무너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 담보되면 일본 정부도 사실상 일본 기업 참여를 묵인하지 않을까 싶다.

기업으로선 외국에서 나치에 협력한 기업 이미지로 입게 될 손실을 줄이기 위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1·2심과 제기 가능성이 있는 소송에서도 일본 측 피해가 없도록 분명히 해 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규제 발표 후 양국 모두 강경해지고 있다.


▷냉각 기간이 필요하다.

일본 관점에서 일본제철 등 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이뤄지는 것은 마지노선을 넘는 일이다.

원고 측 현금화가 연말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때까지는 시간이 생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양국 모두 해야 할 일이 있다.

한국 정부는 원고 측 변호인단과 대화해 현금화 절차를 보류해야 한다.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깨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본 측에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

일본 측 역시 통상 관련 조치 등을 추가로 취하지 말고 한국에 더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내건 수출 규제 이유가 바뀌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잘못한 것이다.

부적절한 사안에 대해선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

아베 신조 정권 주변에서는 대북 제재 위반을 암시하고 있지만 이것만 봐도 얼마나 한국을 모르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은 청와대, 일본은 총리관저에서 주도하는 경향이 심해지면서 상대를 이해하는 전문 외교관·전문가 의견이 배제돼 양국 모두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대응하고 있다.


―일본 사회 분위기가 강경해지고 있다.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대응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놀랐다.

일본 정부가 지금까지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말해왔던 것과 똑같아서다.

양국 정부가 동일한 말을 하고 있다.

한쪽이 일방적 조치를 취했으며 자국에 피해가 발생하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국민은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지금껏 협의·중재위원회에 대해 묵묵부답이던 한국 정부가 외교적 협의 등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한국에 놀림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참의원 선거나 한국 경제성장을 견제하는 조치란 평가도 있다.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싶은 욕심은 한일 양국에 다 있겠지만, 표를 얻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본이 한국 경제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했다는 주장도 난센스다.

일본 기업도 거래처 손실 등 부메랑이 될 조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후 양국 관계는 확실히 바뀌었다.

일본 내 한국 연구자가 바빠진 것도 그 이후다.

일본은 경제적으로 잃어버린 20년을 지냈고 정치적으로 혼란기를 겪었다.

여기에 동일본 대지진도 겪었다.

반면 한국은 성장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청일전쟁 이후 양국 간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으로 바뀌어 가는 과도기다.

다만 과도기 혼란 속에서 서로가 상대방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특사 파견이나 북한 등을 매개로 한일 협력 가능성을 말하는 의견도 있다.


▷특사를 파견하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특사가 가져올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 관련 협력은 성사된다면 좋겠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일본과 관계 개선이 가져올 장점이 뭔지 모르겠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청와대 주변에서 일본 관련 발언이 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외교도 이념으로 하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념에 편중돼 다른 목소리는 듣지 않는 듯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현실적이었다.

지지 세력 반발을 감수하더라도 현실적인 정책을 폈다.

문 대통령께서도 유연성을 갖고 정책을 폈으면 한다.


▶▶ 오쿠조노 교수는…
△1988년 히로시마대 철학과 졸업 △1993년 히로시마대 박사 과정 수료 △1993~1997년 NHK·아사히신문 기자 △2005~2009년 히로시마국제학원대학·한국 동서대 교수 △현재 시즈오카현립대 국제관계학연구과 교수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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