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형 제약기업' 포기한 동아ST…리베이트·횡령이 부메랑 됐나?

【 앵커멘트 】
'혁신형 제약기업'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정부가 R&D 역량이 우수한 제약사에 각종 혜택을 주는 제도인데요.
잇따른 리베이트로 구설수에 올랐던 동아ST가 결국 이 리스트에서 제외됐습니다.
보도에 송복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동아제약에서 분할된 동아ST.

순환기와 신경정신 계통의 전문의약품으로 매년 5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견 제약사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보건복지부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빠져 업계가 술렁였습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R&D와 해외진출 역량이 우수한 제약사에 국가사업 우선 참여,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주는 정부 인증 사업.

유효기간이 3년인 탓에 2016년에 인증받았던 동아ST는 올해 인증을 연장해야 했습니다.

실제로 신약개발을 위해 내분비학 대가로 잘 알려진 김영설 전 경희대 병원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인증 연장에 의지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선정 기준을 넘지 못하며 견고했던 의지는 꺾였습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은 제약산업법 시행령 제12조와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시행규칙 제5조.

이 가운데 시행령의 '유통·판매질서 준수' 항목과 시행규칙의 '횡령·배임' 항목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동안 리베이트와 횡령으로 경영투명성이 얼룩져, 인증에서 탈락할 확률이 높다고 회사 스스로 판단한 겁니다.

▶ 인터뷰(☎) : 동아ST 관계자
- "회사 내부 사정에 따라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향후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다시 인증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동아ST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약 54억 원 규모의 리베이트가 적발돼 약가인하와 87개 품목 급여정지 처분을 받았고, 51개 품목에는 138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또 강정석 회장을 포함한 동아쏘시오그룹 임원진은 57억 원을 횡령해 징역 1년6개월에서 2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계속되는 흠집에 내부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나왔던 상황.

실제로 지난해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을 인증받으며 '부패경영 척결'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시스템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 인터뷰(☎) : 조창훈 / 한국투명성기구 정책위원
- "포괄적인 윤리경영을 모두 다루는 것처럼 호도해 홍보활동을 하거든요. ISO 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과정을 보여줘야 합니다."

정부의 혜택도 지레 포기할 만큼 병폐가 심각한 동아ST.

보여주기식 선언으로 부패의 사슬을 얼마나 끊어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매일경제TV 송복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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