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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 Outlook] "경영에 예술을 더하라…파괴적 혁신이 뒤따라올 테니"
기사입력 2018-07-1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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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경영' 저자 홍대순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아트경영'을 펴낸 홍대순 이화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충우 기자>
'경영과학.' 경영에 대한 과학적인 관리 기법이 강조되던 1940년대 한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웃음, 노래, 미소, 휘파람 등을 명령 불복종의 신호로 여겼다.

동료와 웃다가 조립 라인을 30초간 지연시킨 직원은 웃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기도 했다.

산업혁명과 테일러리즘의 시대를 거치면서 경영과학은 인적자원(HR), 자본, 토지 등 투입 자원을 늘려 '규모의 경제'와 '진입장벽'을 만들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시대를 열었다.

효율성과 생산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량생산, 표준화, 부품 공용화, 프로세스 개선, 6시그마 등 과학적 기법이 도입됐다.


그러나 경영과학을 충실히 따르는 기업들도 '혁신'을 위해 노력하지만 기존의 방식으로부터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성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니얼 골먼(Daniel Goleman)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감성지능'을 "우리 자신의 감정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감정을 잘 조절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감성지능은 자기 인식 능력, 자기 관리 능력, 사회적 인식 능력, 관계 관리 능력으로 구성돼 있다.

골먼 교수는 '자기 인식 기능'이야말로 감성지능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지만 일반적 비즈니스 환경에선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2002년 골먼 교수가 펴낸 '감성의 리더십'에서는 387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터의 감성적 분위기가 경영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들이 서로 얼마나 관심을 갖고 표현하는지에 따라 그렇지 못한 기업과 20~30%의 성과 차이로 나타난다는 결론이다.


직원들의 감성지능을 키우는 회사는 파괴적 혁신에 더욱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홍대순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아트경영'에서 "파괴적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돌파구는 아트경영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에서 파괴적 혁신경영을 위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홍 교수는 1886년 미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아서디리틀(ADL)'의 한국 법인 대표를 역임했다.

20여 년간 국내외 대기업을 상대로 글로벌 마케팅 전략, 기술 전략 및 인사·조직 관련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홍 교수를 만나 '예술'적 개입이 어떻게 '기업경영'을 바꾸고 파괴적 혁신으로 이끌 수 있는지 물었다.

이하는 그와의 일문일답.
―흔히 '예술(art)'은 '과학(science)'의 대척점에 있다고 말한다.

'아트경영'은 기존의 '경영과학'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가.
▷지금껏 경영에서 '아트'는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복리후생이나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차원의 활동에 불과했다.

경영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이 없고 일과 무관하게 시간과 돈의 여유가 되는 사람들만 즐기는 대상이라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아트와 경영이 만난다는 건 물과 기름 같은 상황일 수 있다.

아트는 한가하고 경영은 바쁘게 돌아간다.

경영은 인지지능을 요구하지만 예술은 감성지능을 요구한다.

산업혁명과 테일러리즘 시대를 거치면서 현대 경영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해 왔다.

더 좋고 더 저렴하게 제품을 만드는 방향으로만 가다가 이제 한계에 도달하게 됐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인간의 특성을 점차 기계에 내주면서 발전해 왔다.

먼저 육체를 기계에 내줬다.

몸을 쓰던 일을 넘겨주며 기계화와 자동화가 진전됐다.

이후 최근 대두한 건 뇌 기능을 내주는 것이다.

뇌 역할 중에서도 좌뇌의 인지기능이 먼저 전달된다.

전문성이 급부상하게 되면서 거기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결국 우뇌 기능만 남게 되고 남아 있는 고유한 인간 특성은 '상상'에 대한 부분이다.

이게 기계와 달리 인간에게 남은 고유한 부분이며 이를 통해 인간이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인간성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상상과 휴머니즘을 역사상 가장 잘해 온 분야가 예술이다.

아트경영 분야로 오면 예술적 접근과 개입이 가장 창의적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형태로 실현된다.

수많은 제품은 이제 고객들에게 예술작품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고객에게 영감과 감동을 줘야 한다.

아트경영은 예술가들이 창작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옷만 캐주얼하게 입고 호칭·직급을 없애도 본질적 접근법이 바뀌지 않으면 과거 기업 운영의 방식과 철학이 그대로 유지된다.

실제로 아트경영으로 얻어야 할 것은 예술의 접근법이지, 예술에 대한 지식 등만 가져온다면 융합이나 통섭도 못하고 신사업이나 신제품과도 연동하기 어려울 것이다.


―제품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예술작품이 되는 제품을 이해할 때 디자인만 보는 것은 소극적인 해석이다.

자동차는 겉모습도 있지만 핸들링 감각, 코너링 때 몸으로 느끼는 경험 등 사용감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경험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부분들이다.

이를 위해서는 엔진, 파워트레인 같은 기계적 요소부터 엔진음 등 심미적 가치, 안전, 경험 등을 극대화시킨 가치를 만들어 판매해야 한다.


제품이 예술작품이 된다는 시각에서는 '가성비'란 개념이 사라진다.

예술작품이 그러하듯이 감동을 느끼면 다른 제품을 써도 같은 느낌을 가지지 못하게 될 것이고, 이 자체로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기존 제품을 예술작품으로 만들려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고객에게 어떠한 감동을 주는지에 관심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제품이 예술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직원도 노동자가 아니라 예술가가 돼야 한다.

연구개발(R&D) 엔지니어를 넘어 R&D 아티스트가 돼야 한다.

장인정신의 자세로 하게 되면 아티스트로서 당사자가 큰 변화를 겪는다.


관건은 아티스트와 예술을 논하더라도 작품이나 창작 과정에 대해 말하는 걸 넘어 예술적 창작의 DNA를 경영에 심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간 경영에서는 '무엇'이나 '어떻게'만 고민해 왔다.

무엇을 개발해 어떻게 선도기업을 따라잡을 것인지다.

패스트 폴로어의 입장에서 숙제를 하는 방식으로 경영해 왔는데 이제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

'무엇'을 넘어 '왜'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까지 '왜'에 대한 고민을 안 했다.


현재 수많은 기업 회의 석상에서 '시장점유율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 '경쟁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런 내용들만 질문하고 있다.

기존 산업 패러다임 아래선 그 같은 방식이 옳았고 소기의 성과를 올렸지만 앞으로 과거의 방식으로 혁신하고 미래를 준비하기엔 부족하다.

이제 생각의 질문을 '왜'로 가져가야 한다.


레고(Lego)는 스마트폰 등장 이후 위기에 빠졌을 때 '아이들이 어떤 장난감을 좋아할까'가 아닌 '아이들에게 놀이란 어떤 의미일까'에 대한 답을 찾아 반등에 성공했다.

자칫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한가롭게 들리는 질문에 답해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예술가들은 일반적으로 작품을 만들 때마다 '왜'가 존재한다.

여유롭게 창작하면서 '왜'에 대한 답을 구하는 그 방식을 경영에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시와 문학과 사물인터넷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면, 사람들은 그 둘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묻는다.

보통의 시는 경영적 시각으로는 쓸모없거난 싱거운 얘기를 써 놓았다고 평할 수도 있지만, 시인들은 대상을 세심하게 관찰하며 그에 대해 애기한다.

시인이 사물을 어떻게 규정하고 접근하고 관찰했는지 살펴보면,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물건과 물건, 물건과 고객이 소통하는 방식에서 융합과 통섭, 창의적인 길을 찾을 수 있다.


―파괴적 혁신이 없어도 패스트 폴로어 전략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앞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지 않은가.
▷과거에는 패스트 폴로어 모델로도 충분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는 승자 독식의 원리가 적용된다.

과거보다 시장선점효과가 강해졌다.

패스트 폴로어 전략은 과거에는 수업료를 안 내고도 시행착오를 적게 해서 역전해 나갈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 같은 패스트 폴로어 방식으로는 박한 마진을 감내하면서 끊임없이 끌려가는 수밖에 없다.


생산성의 새로운 차원을 여는 기업들과 불리한 지형에서 게임에 임하게 될 것이다.

제조뿐 아니라 서비스, 디지털 회사들이 융합·파괴 속에서 맞물릴 것이다.

아트는 융합·경계의 파괴라는 측면에선 가장 선도적인 분야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이룬다.


그간 한국은 패스트 폴로어 전략 위주였지만 예술은 개별적으로 존재 가치가 있는 것으로 선도자―폴로어 프레임이 없다.

기업 로고를 가려도 제품만 보고도 삼성 제품인지 LG 제품인지 알 수 있으려면 제품 자체의 고유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게 디자인이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든 감동을 줘야 한다.


―예술가가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있어 '관찰'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꼽았다.

관찰은 어떻게 경영에서 파괴적 혁신과 접목될 수 있는가.
▷인지지능으로는 고객의 행동을 바꿀 수 없다.

관찰에서 중요한 부분은 창의적·파괴적 혁신이 창조 활동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 조사를 좋아하지 않았다.

문제의 유형은 창의적인 문제와 해결할 문제 두 가지로 나뉜다.

불편한 문제(해결할 문제)는 고객이 이미 솔루션을 요구하지만, 고객이 미처 모르던 문제(창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호기심과 관찰로 발견해낼 수 있다.

벨크로, 포스트잇, 나일론, 전자레인지 등 수많은 혁신이 우연 또는 실수에서 비롯됐다.

이는 순간적인 불만이 아니라 관찰과 호기심을 통해 발견 가능하다.


관찰이 보다 진전되면 '공감'의 영역으로 간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다빈치의 인체해부도, 이중섭의 '소' 등을 보면 스스로 객체가 된 것처럼 생각해야 한다.

이건 감정이입이다.

제품을 예술작품처럼 잘 만들기 전에 자동차를 만든다고 하면 자기가 자동차가 돼 봐야 한다.

이게 가능해야 인간적인 개입이 된다.


감정이입과 관찰은 예술가들이 매일 하는 훈련이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은 지식 학습만 하면서 생각하는 훈련, 관찰하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

문제는 관찰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고 정답이 없다.

그러나 기존 경영에서는 일사불란함, 정답을 요구한다.

관찰, 감정이입, 경계 파괴를 해야 생각의 유니폼이란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슬랙(Slack)' '생각의 틈'이 없다면 우연을 발견할 수 없다.

근무 도중 산책이나 잡담 등은 자칫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의도적 비효율'로 오히려 진검 승부가 가능해진다.

전통적인 효율성만으로는 앞으로 승부하기 힘들다.


전통적 기업의 가치사슬(밸류체인)은 판매(세일즈) 단계까지였지만 그다음이 중요하다.

고객의 사용 경험 영역까지 가치사슬로 포함시킬 수 있다면 재구매를 유도하고 브랜드 충성도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의 삶으로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고객의 삶을 관찰하고 감정이입으로 그 안에 들어가 보면 된다.

나이키도 운동화를 넘어 헬스케어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업의 본질'을 새롭게 정의하고 바꾸면 경쟁사의 정의도 바뀐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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