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달 6일이었죠. 삼성증권이 우리사주에 한주당 천 원 대신 천주를 배당하는 사고를 내서 무려 112조 원 상당의 주식이 장내에 매도됐습니다.
이른바 '유령 주식' 사태인데요. 삼성증권이 오늘 배당사고 사후조치 방안을 내놓았고, 금감원도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관련 소식, 취재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상훈 기자, 어떤 조치들이 거론됐나요?

【 기자 】
삼성증권은 배당사고 사후조치 차원에서 '3대 자기혁신'을 실천할 것이라고 오늘 밝혔습니다.

삼성증권의 3대 자기혁신은 '투자자 보호 선도', '주주가치 제고', '도덕성 재무장'입니다.

이번 사고의 이해관계자인 투자자와 주주, 임직원과 관련된 모든 부문을 철저히 혁신하겠다는 취지인데요,

삼성증권은 먼저 소액투자자를 위한 투자자보호기금 설립과 기금 출연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투자자보호기금은 삼성증권이 자체 운영하거나, 공익성 있는 기관을 찾아 운영을 위탁한 뒤 금융사고나 금융 불공정거래 피해자 구제를 위한 무료 법률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주주가치 제고와 도덕성 재무장은 얼핏 들으면 그다지 구체적인 조치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 기자 】
주주가치를 올린다는 계획의 골자는 자사주 매입입니다.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는데, 구성훈 사장 등 임원 27명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자사주를 자율적으로 매입해 이를 공시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도덕성 재무장을 위해 신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임직원 교육을 철저히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임직원 자기매매에 대해서는 이미 실시한 온라인매매 금지 조치와 함께 의무보유기간과 사전승인 등을 담은 엄격한 제한제도를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오늘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공식 취임했는데요. 때마침 '금융 위험에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윤 원장은 오늘 오전 취임식에서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고,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윤 원장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윤석헌 / 금융감독원장
- "(금융의)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 금융감독의 본질입니다."

윤 원장의 취임 첫날인 오늘 금감원은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검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에서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같은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되는 등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의 내부통제 미비를 꼽았습니다.

특히 우리사주 배당시스템 상 발행주식총수 8천9백만주의 30배가 넘는 28억1천만주가 입고되도 오류 검증이나 입력거부가 되지 않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무엇보다 시스템 개선이 시급해보이는데요. 우리사주 배당업무에 관한 업무메뉴얼이 아예 없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심지어 총무팀 소관인 우리사주 관리업무를 증권관리팀이 처리하는 등 업무분장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고 대응도 미흡했습니다. 금융사고 등 우발상황에 대한 위험관리계획을 마련하지 않았고, 사고에 대비한 사내 방송시설이나 비상연락망 등을 갖추지 않았던 것입니다.

금감원은 고객의 실물주식 입고 절차에서 예탁결제원의 확인 없이 매도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문제로 꼽았습니다.

예탁결제원의 진위 확인 과정을 거쳐 주식매도를 허용해야 하는데, 삼성증권은 이같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아무쪼록 주식시장의 민낯을 보여줬던 이 사건이 타산지석의 선례가 되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오늘 어버이날인데, 카네이션 사신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카네이션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올랐다고요?

【 기자 】
네, 일주일 뒤엔 스승의날까지 있어서 카네이션 가격이 뛰었습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지난주 카네이션 1속의 평균 경매 가격은 5천9백3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4백32원보다 34% 상승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혹한, 봄에는 잦은 비로 작황상황이 나빠지면서 카네이션 생산량이 작년보다 9% 이상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 앵커멘트 】
카네이션도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던데, 설명 좀 해주시죠.

【 기자 】
카네이션은 크게 '스탠다드'형와 '스프레이'형로 나뉩니다.

스탠다드 1속(20송이)은 줄기 하나에 꽃 한송이, 스프레이 1속(10송이)은 한 줄기에 여러 꽃송이가 달린 것을 말하는데요. 스탠다드형와 스프레이형 카네이션의 판매 비율은 4대 6 정도라고 합니다.

또 빨간색 카네이션의 평균 경매 가격은 1속에 6천2백68원으로 지난해보다 29% 떨어진 반면, 빨간색을 제외한 다른 색의 카네이션은 8천6백90원으로 지난해보다 11% 올랐습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카네이션 가격이 오르면 화훼농가에 희소식일 것 같은데. 정작 화훼농가와 동네꽃집들은 울상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유인가요?

【 기자 】
해외수입 물량이 급증한 데다 카네이션을 대신하는 대체제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농수산식품수출지원정보 통계를 보면, 카네이션 수입 금액은 2016년 255만3천 달러에서 지난해 362만 달러로 106만7천 달러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기존 강세를 보이던 중국산을 제치고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이 국내 시장 유통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김영란법 시행과 카네이션 가격 상승 등으로 생화 대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선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는데요,

비누로 꽃 모양을 낸 '비누꽃'과 생화에 특수 가공처리를 해 오랜 기간 시들지 않게 만든 '프리저브드 플라워' 등은 지난해보다 적게는 90%, 많게는 120%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지폐를 꽃처럼 말아 장식한 '카네이션 돈다발', '카네이션 돈박스' 등도 누리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시대의 변화에 따라 카네이션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도 있지만, 농가 판로 지원, 신수요 창출 등 조화로운 해법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겠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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