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10여 년간 국내 제약업계에선 '글로벌 신약 개발'이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투자가 제자리걸음이어서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박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유한양행과 GC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국내 상위 제약사 6곳은 지난해 R&D에 총 659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이는 전년보다 7.1% 늘어난 규모.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5년 평균 10.75%에서 2016년 11.45%로 늘어난 뒤 2017년엔 11.46%로 사실상 답보 상태입니다.

R&D 비중을 늘린 곳은 유한양행한미약품, 동아에스티 3곳에 불과합니다.

특히 매출액 1위인 유한양행은 2016년 6.5%에서 2017년 7.04%로 R&D 투자 비중을 늘렸지만, 이마저도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치며 6개 제약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 인터뷰(☎) : 유한양행 관계자
- "매출에 비해 (R&D)금액이 다른 데보다 낮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최근엔 R&D 투자뿐만이 아니라 공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까지 진행을… R&D 투자 금액이 적다고 계속 늘릴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상황에 맞춰서 진행단계에 따라서 확대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형 제약사들의 상황은 그래도 나은 편.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벤처·중소제약사를 포함한 178개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7년 1분기 6.8%에서 2분기 7.6%로 소폭 상승했지만, 3분기에는 6.8%로 다시 내려앉았습니다.

상위 제약사들과 달리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수 없는 얇은 주머니 사정 때문.

▶ 인터뷰(☎) : 황순욱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장
- "(신약 개발이)부가가치를 창출할 산업 분야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정부도 이런 부분에서 할 일을 찾고 있고, 기업도 민간 차원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역할 분담을 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일부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지원 계획 등을 기대하면서 투자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복제약 내수시장에만 매달리다, 뒤늦게 R&D 투자에 시늉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경제TV 박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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