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서울시가 앞으로 4년간 시 자금을 관리할 서울시금고를 복수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은행이 103년간 차지했던 독점 운영권을 내주게 됐는데요.
시중은행의 입찰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김용갑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금고는 지난 1915년부터 우리은행의 전신인 조선경성은행이 맡아 운영했습니다.

무려 103년간 우리은행이 독점해 온 겁니다.

그동안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시만 유일하게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던 상황.

이에 서울시가 복수금고 도입을 결정했습니다.

변서영 서울시 재무과장은 "이번 선정되는 서울시금고는 앞으로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하고 시정의 동반자로 역할을 하게 된다"며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춘 금융기관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금고로 지정되는 금융기관은 연 32조 원에 달하는 자금 관리, 수수료 수익, 서울시 공무원을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독점 자리를 내준 우리은행은 때마침 터진 전산사고로 사면초가에 처했습니다.

지난 6일 우리은행이 관리하는 서울시 지방세 납부시스템 오류로 세금고지서가 대량으로 잘못 배송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시금고 평가항목과 달리 이번에는 금고업무 관리능력 항목의 비중이 더 커졌고, 특히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전산 오류가 시금고 수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사고의 주요 책임은 소프트웨어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은행이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기회를 틈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은 시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에 나선 상황.

지난해 연말 취임한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첫 평가 무대라는 점에서 우리은행이 시금고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김용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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