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미국에 백기 든 기업들, ‘트럼프 포비아’ 현실화로?

Q. 미국에 백기 든 기업들, ‘트럼프 포비아’ 현실화로?
A. 먼저, ‘트럼프 포비아’란 ‘트럼프와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의 합성어’로 미국의 국익 최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는 트럼프는 미국의 일자리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공장 이전을 못하게 기업을 압박하는 것을 비롯해 외교적으론 외국에 군사분담금 인상을 강요한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 국익 최우선주의의 대표 정책이 국내 생산 확대와 무역적자 축소했다. 예를 들어, 멕시코 자동차에 35% 및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 부과 주장, 그 결과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기업들 뿐만 아니라 도요타 등 외국기업들도 백기를 들었다. 포드가 16억 달러를 들여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을 철회, 대신 미시간주에 7억 달러 투자해 전기차 생산공장을 세워 일자리 700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피아트크라이슬러도 2020년까지 10억 달러를 들여 미국 내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 추가 고용하고, (7개 공장에 1만 1800명을 고용하고 있고, 2015년에만 47만 7000대를 생산한)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는 픽업트럭 조립 공정도 옮겨올 방침이다. 한편, 멕시코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GM 소형자동차 쿠르즈에 대해 미국에서 차를 만들거나 아니면 국경세를 물리겠다는 트럼프의 압박에도 GM은 멕시코 공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런 입장이 언제까지 유지될 지 의문이다. 도요타에 멕시코 공장 건설 땐 국경세 부과 경고하자 도요타는 향후 5년간 100억 달러 투자 밝혔는데 외국 기업의 경영활동에까지 직접 간섭했다. 알리바바도 미국의 소기업과 농부 등이 중국과 아시아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미국에 1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트럼프와 논의했다. 문제는 이러한 조치들이 철지난, 실패한 실험으로 1930년대 독일과 이탈리아 등 파시즘 정부가 경제를 통제한 방식과 흡사한데, 당시의 경제 통제는 끝내 생산성을 정체시키고 산업의 왜곡을 초래함으로써 지속 불가능할 것이다. 기업들은 소나기는 피하자는 마음으로 협조하고 있지만 비용 상승과 수익 압박 등으로 불만이 고조될 것이다. 특히 외국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한 간섭은 단순한 통상 마찰을 넘어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또한 WTO 규정에도 위반될 소지가 있다. 즉 WTO 규정에서는 국경세를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로 제한할 것이다.

Q. 벌벌 떠는 기업들, 관세폭탄 얼마나 무섭길래?
A. 멕시코 자동차에 35% 및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 부과 주장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市)에 새 공장 준공했다. 기아 옵티마 22000~36000달러(하이브리드)가 35% 관세 후 30000~48600달러로 상승했다. 옵티마 경쟁 차종이나 우위 차종들인 Acura 31900 달러, 아우디 A3 30900달러, 뷰익 라크로스 31000달러,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26000달러와 비교. 트럼프 재임 기간에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는 지금보다 평균 20% 정도,또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 상승분은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비교 가능한 제품인 LG 냉장고와 월풀 각각 1049달러와 1169달러, 그런데 LG 제품에 20% 관세 부과하면 1260달러로 상승했다. 게다가 한국은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의 대미 수출이 막힐 경우 이중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Q. 트럼프 압박에‘자동차’기류 변화…어떻게?
A. 지난해 생산된 자동차수는 422만8500여대로 2015년 대비 7.2%(약 32만7천대)나 감소했다. 수출대수는 11.8%나 감소한 262만3000대, 금액 기준으로는 11.3% 감소한 406억 달러이다. 인도는 작년 한 해 동안 역대 최대인 450여만대를 생산한 것으로 추산되어 중국,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5위, 한국은 6위로 밀려났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 수출의 3대 주력 산업 중 하나로 주력 산업 경쟁력이 도전을 받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Q. 삼성·LG도 미국 공장 추진…국내 경제 부담으로?
A. 트럼프 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삼성과 LG전자 세탁기에 미국 상무부는 각각 52.5%, 32.3%의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 즉 한국 세탁기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그렇다 보니 트럼프 정부 출범하는 상황에서 (가전의 경우 베트남을 거점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미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생활가전을 한국과 멕시코의 생산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LG전자가 미국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피, 단지 이왕 공장 건설할거면 세제혜택이 가장 좋은 후보지를 선택하고,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으면 경쟁력 없는 품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 문제는 비용 상승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 저하, 국내 일자리 감소 등이다.

Q. 트럼프 엄포정치, 의도한 ‘미국 독주’ 성공으로?
A. 트럼프 정책이 미국을 위한 것이지만 다른 국가들에게 어려움을 제시한다. 미국은 최대 경제국으로서 다른 국가들의 미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기에 세계는 트럼프의 보호주의적 선거공약이 현실화되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 즉 세계가 여전히 저성장 기조에 있는 상태에서 미국의 보호주의로 대외경제정책의 수정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주의는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보호주의가 해외로 이전된 일자리, 특히 제조업 일자리를 회복할 것인지 불확실하고, 오히려 높은 관세 부과로 무역분쟁 발생 및 무역 감소가 연간 3.5% 경제성장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다. 실업과 저임금은 기업의 해외이주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자동화)과 생산성 향상이 더 큰 요인이다. 미국 서민층의 불만은 정부가 실업자 혹은 저임금 노동자를 대상으로 사회안전망을 확대하는 데에 실패했기 때문, 즉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OECD의 경우 무역은 134% 증가하는 동안 정부지출이 26% 증가한 반면, 미국의 경우 무역은 216%나 증가했는데 정부지출은 6%가 오히려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는 2018년 중간선거를 의식하여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보호주의 선거공약을 적극적으로 실행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을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Q. 강달러·신흥국 통화 급락…‘트럼프 포비아’ 현실화로? A. 강달러 상황에서 트럼프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호주의로 무역적자 해소를 추진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절대 우위를 가진 부문은 환율전쟁 = 무역전쟁 돌입과 환율조작국 지정 등이 추진될 경우 위안화 절하 불가피,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통제할 능력이 존재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브렉시트 경착륙 가능성 등 불리한 조건이 많은데 문제는 위안화 절하 통제에 실패할 경우 신흥국 통화가치 동반 하락도 불가피하고,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에는 신흥국 외환시장 리스크가 부상할 것이고, 이는 세계경제의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by 매일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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