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입니다. 공정위가 시중은행의 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2년 만에 재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주요 은행이 조사선상에 오르면서 은행권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공정위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배경과 여파에 대해서<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김상수 교수>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질문 1. 공정위가 시중은행의 금리담합 혐의에 대해 고강도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2년 만에 다시 칼을 꺼내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 지난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중은행에 대한 금리담합 혐의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은행들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며 이미 지난 2012년에 CD금리 담합 문제로 조사에 들어갔으나 당시 금융위원회와의소관문제 등으로 시끄러워 유야무야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공정위가 다시 은행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직접적인 배경에는 최근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박대통령이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강하게 질타한 것 때문으로 보입니다. 시중은행이 이렇게 질타를 받게 된 것은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이후 은행들의 반응이 문제였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를 빌미로 수신금리는 많게는 1.9% 포인트에서 적게는 0.3% 포인트까지 큰 폭으로 발 빠르게 인하를 하였습니다. 반면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신한은행만 동일하게 인하를 했을 뿐 나머지 은행들은 0.02~0.09%포인트 내리는데 그쳤습니다. 이로 인해 1%대 예금금리 시대가 열렸으며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가계의 이자소득은 타격을 입은 반면 가계의 부채 부담은 경감되지 않은 것입니다. 결국 기준금리 인하의 혜택은 은행으로만 돌아간 셈으로 결국 은행들의 이러한 행태가 조사의 빌미가 된 것입니다.

질문 2. 은행권에서 긴장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번 조사의 범위와 강도가 유례없는 수준이라는 점인데요. 공정위가 어느 정도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입니까?

- 박대통령의 질타로 인해 공정위가 강도 높게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이틀간 공정위 카르텔국 24명 직원들은 각각 6명씩 나눠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 금리관련 부서들을 중심으로 강도 높게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공정위 조사관들은 은행 직원들의 메일과 PC메신저까지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져서 조사의 범위와 강도를 짐작케 합니다. 특히 공정위의 핵심부서인 카르텔국 전체가 직접 조사에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은행들의 ‘금융권 길들이기’ 일환이라는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것도 이러한 압박의 수위를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질문 3. 애초에 은행권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문제가 된 건데요. 이번 조사로 인해서 은행권에는 어떤 여파가 있을까요?

- 조사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은 스스로 정부의 요구에 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요구는 두 가지인데요. 대출금리 조정과 기술금융 지원입니다. 따라서 조만간 대출금리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 2012년 공정위에서 CD금리를 조사한 후 은행들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조사 직후 3.25%였던 CD금리가 석 달 뒤 2.87%로 0.38%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08%포인트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가파르게 조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기술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 지원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금리 담합 사실이 들어날 경우 막대한 과징금 처벌이 내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금융권의 사례로 보면, 지난 6월에 공정위가 국내 채권평가사 3곳에 대해서 수수료 담합을 적발하여 과징금 27억 8,000만원을 부과한 사례가 있습니다. 공정위의 조사 강도와 은행들의 여수신 규모로 볼 때 만만치 않은 과징금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극적인 은행들의 행태의 변화입니다. 사실 우리 은행권은 독과점적 시장구조이기 때문에 감독기관이 소비자보호를 적극적으로 임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이 금융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번 일을 봤을 때 우리 은행들은 여전히 예전의 모습 그대로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가 향후 어떻게 진행될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서 시중은행들은 스스로 독과점적 행태를 자정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이번에는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 살펴보겠습니다.연결합니다.

질문 4. 공정위가 4대 은행을 대상으로 금리담합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은행주에 악재로 작용할 우려는 없을까요?

- 공정위의 조사는 잘 나가던 은행주에 찬물을 붓는 격이 될 수 있습니다. 향후 담합혐의가 드러날 경우 막대한 과징금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며 은행권 이미지와 신뢰도에도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속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질문 5. 은행주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은 어떻습니까?

- 은행주는 과거와 달리 수익성 하락에서 벗어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실리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은행주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LTV와 DTI 규제완화로 은행대출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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