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3일 사장단 회의를 열고 중국 제조업 성장 및 미국 관세 부과 등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권오갑 회장,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13명이 참석했다고 HD현대는 전했다.


회의에 앞서 권 회장은 "눈앞의 실적에 편승해 위기를 간과한 게 아닌가 한다"면서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선업계는 최근 2~3년간 호황을 누리다가 올해 상반기에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올해 들어 발주량이 감소하고 선가도 떨어지고 있다"면서 "수주 물량이 상당히 확보돼 있지만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HD현대 사장단 회의는 작년 12월 계엄령 직후에 열린 이후 7개월 만에 소집됐다.

글로벌 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조직에 긴장감과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다.


중국 제조업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정유·석유화학 계열사의 위기 상황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사장단 회의 참석자들은 "어려운 시기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모든 방안을 동원하고 탈바꿈할 때"라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회의에서 권 회장은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며 "사장들이 직접 현장에 자주 나가 미흡한 점이 없는지 확인해달라"고 주문했다.


권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일수록 리더들의 역할과 판단이 더욱 중요한 만큼 핵심이 무엇인지, 지금의 인적·물적 자원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가장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판단해 소신을 갖고 자신 있게 행동해달라"고 사장단에 당부했다.


HD현대는 "사장단은 각 사의 핵심 경영 구상을 공유하고 연초에 세웠던 사업 목표를 냉철하게 분석해 하반기 실적을 집중 점검하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부진한 사업군에 대해서는 사업 재편을 포함한 종합 대책을 수립해 즉시 시행하고, 중장기 사업계획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HD현대는 계열사별로 '경영현황설명회'를 열고 회사가 직면한 위험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전사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방침이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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