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수상교통 한강버스
시민 대상 첫 시범운항 시작
여의도-잠실까지 1시간 걸려
정식 운항하면 47분 걸릴 듯
접근성·교통약자 편의성은
정식 운항까지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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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한강버스 시민체험단과 취재진을 태운 한강버스가 서울 광진구 뚝섬 선착장을 떠나 송파구 잠실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
“한강버스 출발합니다”
1일 서울 여의도 한강버스선착장에 정박한 ‘한강버스 101호’ 선내 아나운서의 외침과 함께 한강버스가 물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서울시는 이날 시민들을 대상으로 첫 시범운항을 진행했다.
한강버스는 한강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수상 대중교통수단이다.
정식 운항은 9월 중으로 예정돼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글로벌 도시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자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155~199인승 규모다.
이날 시범운항에는 100여명의 시범운항 탑승 신청자들과 서울시 관계자 등이 탑승했다.
탑승객들은 배가 운항하는 동안 한강을 바라보거나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온 이지후군(12)은 “밖에서 보이는 경치가 재미있었다”며 “버스는 멈추는 경우가 많지만 한강버스는 멈추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버스 선착장은 마곡(강서구), 망원(마포구), 여의도(영등포구), 옥수(성동구), 압구정(강남구), 뚝섬(광진구), 잠실(송파구) 7곳에 들어선다.
마곡-여의도-잠실 구간은 급행 운행이 함께 이뤄진다.
마곡선착장에서 잠실선착장까지의 거리는 약 31.5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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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의도선착장에서 운항을 앞두고 대기하는 서울 한강버스. <이승환 기자> |
첫 시범운항은 여의도에서 출발해 뚝섬을 거쳐 잠실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9월 정식운항을 시작하면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47분 가량(선착장별 승하차시간 등 포함)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일반 한강버스로 이동하면 1시간 15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이날 시범운항은 여의도에서 잠실까지 1시간 가량 걸렸다.
진재섭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한강수상활성화부장은 “이번 시범운항은 시속 12노트(약 22.2km)로 운항했는데 정식 운항 때에는 평균 17노트(약 31.5km)로 운항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식 운항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접근성과 편의성 개선이 꼽힌다.
여의도 한강버스선착장의 경우 지하철 여의나루역에서 도보로 5분 가량 걸린다.
다만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여의도역과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떨어져있는만큼 바쁜 출퇴근 시간에는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정착지인 잠실 선착장 역시 가장 가까운 지하철 잠실새내역까지 도보로 15분 가량 소요됐다.
한강버스선착장과 인근 지하철역 곳곳에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배치된만큼 승객들 입장에서는 서울시의 다른 교통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교통약자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보인다.
출산을 앞두고 경기도 고양시에서 온 최인현(35)·김경미씨(39) 부부는 “여의나루역에서 선착장까지 가깝기는 했지만 임산부가 이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며 “임산부 전용좌석도 배치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이 이뤄지면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는 우기를 제외하면 상시 운영될 전망이다.
진재섭 부장은 “장마철, 또는 한강 상류에서 물을 방류해 잠수교 일대 수위가 7.3m로 높아지면 한강버스 운항은 중지된다”며 “연평균 20일 가량 수위 때문에 운항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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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가 정식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에 나선 1일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승환 기자> |
한강버스는 지난 해 11월 경남 사천에서 진수식을 진행했다.
서울시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안전·성능 검사를 최종 통과했고, 전문가와 함께 한 시범운항과 수상사고 대처 훈련 등을 거쳐 교통수단으로서의 1차 검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정식 운항시 일반탑승권은 3000원이다.
기후동행카드나 교통카드를 통한 환승할인이 적용되고,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에 월 5000원만 추가하면 한달 내내 한강버스를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최인현씨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과 달리 복잡하지 않고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도 잘돼있어서 출퇴근하면서도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승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선착장에 카페, 문화시설 등을 설치해 선착장에서 한강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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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서울시는 6월 초부터 시와 산하기관 직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우선 탑승과 함께 서비스와 시스템 점검에 주력하며 안전한 운항 환경 구축에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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