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품성보단 입지 중요
최근 5년 시세차익 살펴보니
강남 59㎡ 빌라, 강북 59㎡
아파트보다 5천만원 더 높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빌라 밀집지 전경. 매경DB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오랜 난제였던 ‘강북 아파트’와 ‘강남 빌라’의 투자 대결에서 장기전과 단기전의 승자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전체로는 ‘아파트’라는 상품성이 우세했지만 최근 5년으로 기간을 좁히자 ‘강남’이라는 입지 힘이 더 강력했다.


26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울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의 아파트와 강남·서초·송파구(강남 3구)의 연립다세대(빌라)의 최근 10년 및 5년간의 전용면적당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은 ‘아파트’의 힘이 ‘강남’이라는 입지를 압도했다.

노도강 아파트의 10년 전체 평균 상승률은 115.5%를 기록하며 강남 3구 빌라의 평균 상승률 102.4%를 13%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이는 지난 10년간 국내 부동산 시장을 지배해 온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남 프리미엄’보다 더 강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020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의 데이터로는 달랐다.

강남 3구 빌라의 평균 상승률이 25.8%를 기록해 19.7% 상승에 그친 노도강 아파트를 역전한 것이다.


이러한 역전 현상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투자 패러다임이 상품에서 입지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강남 3구의 신고가 거래가 노도강의 25배에 달하는 등 핵심지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강해지면서 아파트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빌라마저도 강남이라는 입지 아래 강북 아파트의 상승률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대형 평수에서는 강남 3구 빌라가 10년 전체 상승률(125.4%)에서도 노도강 아파트(101.8%)를 압도했다.

이는 강남의 대형 빌라가 일반적인 주거 상품이라기보다는 희소성을 가진 ‘고급 자산’으로 분류돼 그들만의 독자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률 차이는 실제 추산 매매가와 시세 차익에서 더 명확히 드러난다.

10년 전 3억원 전후로 비슷하게 출발했던 59㎡의 경우 10년간 총 시세 차익은 약 3억2000만원으로 비슷했다.

하지만 최근 5년간의 시세 차익에서는 격차가 발생했다.

강남 3구 59㎡ 빌라는 5년간 약 1억3646만원이 오르며 같은 기간 8744만원 상승에 그친 노도강 59㎡ 아파트보다 약 5000만 원 더 올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과거 10년의 데이터가 강북 아파트의 승리를 말해주지만 최근 5년의 데이터는 그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며 “다만 최근 5년간 강남 빌라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앞으로도 무조건 오를 것이라고 섣불리 추격 매수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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