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비탄력적인 부동산 시장
통화량 증가에 단기 영향 받아
정부, 수도권 공급 확대 방안 강구에 총력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30조500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가운데 통화량 증가에 따른 자산가격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5년 전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추경 등에 따른 통화량 증가가 부동산 시장에 더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대희 KDI 연구원은 지난 2020년 11월 ‘통화 공급 증가의 파급효과와 코로나19 경제위기’ 보고서에서 통화량 증가가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2020년 당시엔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한국은행이 급격히 금리를 인하하고, 정부가 네 차례에 걸친 추경 편성을 하며 통화량이 2020년 2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정 연구원은 통화공급 증가는 단기적으로 경제 전반 수요를 확대시켜 경제활동을 촉진시키지만, 효과는 부문별로 차등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통화량이 증가할 때 공급이 가격에 비탄력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 또는 부문이라면 생산은 개선되지 못한 채 가격만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며 “실증 분석 결과 통화 공급 증가는 주택가격을 단기적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으나, 실물경제에서는 가격과 더불어 생산을 증대시키는 영향도 존재한다”고 했다.


정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실물경제 부문과 달라 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통화 공급 영향이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으로 반응할 수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가격 변동성이 높은 데 반해 통화 공급 증가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


이 같은 KDI 보고서는 부동산금융(PF) 불안으로 최근 2~3년간 주택 공급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의 30조원 규모 추경 편성이 향후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수도권 집값 상승과 관련해 “구체적인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 지역에서 나와야 할 것 같다”고 언급한 것도 공급이 비탄력적인 부동산 시장 특성 상 통화공급 확대는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도 공급 확대방안을 강구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세종켄벤션센터에서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한 업무보고에서 3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과 유휴 국공유지 개발 등과 관련한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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