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서울인데 딴 세상 이야기”…강남 3구 거래 3건 중 1건 ‘신고가’

강남 3구·용산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가운데 지난달 20일 서울 송파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외벽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주형 기자]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신고가 거래 건수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 3구 vs 노도강, 신고가 건수 25배·가격 3.2배

20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강남 3구에서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신고가 거래는 총 1633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노도강 지역에서는 65건에 그치면서 서울 내에서도 극명한 온도차가 감지됐다.

전체 매매거래 중 신고가 비중 역시 강남 3구는 32.7%에 달해 ‘거래 3건 중 1건은 신고가’였지만 노도강은 2.8%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 회복 속도와 가격 격차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강남 3구의 ‘국민평형’(84㎡~85㎡ 미만)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해 23억8370만원을 기록하며 직전 최고점(2022년)을 11% 이상 돌파했다.

이 기간 노도강의 국민평형은 최고점(2021년) 대비 여전히 -6% 낮은 7억3662만원에 머무르고 있다.

두 지역 간 가격 격차 배율은 2021년 2.6배에서 올해 3.2배로 확대됐다.

과거 ‘6개월 시차’ 두고 동반 상승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이러한 극심한 양극화가 과거 상승장의 초입에서도 나타났던 패턴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상반기 강남 3구의 신고가 거래는 840건 수준이었지만 하반기 들어 4262건으로 5배 이상 폭증했다.

같은 시기 1826건으로 예열을 시작했던 노도강은 6개월 뒤인 2020년 상반기에 2979건으로 최고점을 찍으며 본격적인 상승 궤도에 올랐다.

이러한 과거 패턴을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의 격차가 향후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는 전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과거와 다른 경제 여건과 높은 금리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과거 패턴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나온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과거 ‘6개월 시차’ 패턴과 최근 시장에서 감지되는 반등 움직임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비강남권 지역은 전고점 수준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것이 지역 간의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하반기 시장은 ‘비강남권의 전고점 회복 시도’와 ‘핵심지와의 격차 확대’라는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적인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단순히 모든 지역이 오르는 활황장이 아닌, 지역별로 다른 속도와 배경을 가지고 움직이는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읽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