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탈중국' 속도 … 中수출비중 30% 하회

대만의 수출이 중국에서 미국 중심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중국의 안보 위협 속에 대만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대미 의존도는 늘려왔다.

하지만 교역국에 대해 무역적자를 문제 삼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만이 휘둘릴 위험성도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9일 대만 재정부에 따르면 대만의 올해 1~5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3% 늘어난 2299억달러(약 315조원)다.

이 중 대중국 수출액(홍콩 포함)은 646억달러(약 8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가량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1%에 그쳤다.

1~5월 기준 대만의 대중 수출 비중이 30%에 미치지 못한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1% 급증한 616억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26.8%를 기록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3~4배 격차가 나던 대만의 대중 수출과 대미 수출 규모는 약 1%포인트 수준으로 차이가 좁혀졌다.

5월 단월 기준으로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87.4% 급증한 155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가율과 수출액 모두 역대 최고치다.

대만의 대미 수출 증가는 인공지능(AI) 연산에 필요한 GPU가 탑재된 서버나 그래픽 보드 등 반도체가 견인했다.

여기에 관세 리스크를 우려한 선출하 효과가 더해졌다.

5월 대만의 대미 수출 비중은 30%로 2000년대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대만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2.3%에 불과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기준 대만의 대미 수출 규모가 대중 수출 규모를 넘어서면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다시 대만의 제1수출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작년 대만의 대미 수출액은 1114억달러로 전체의 23.4%를, 대중 수출액 1506억달러로 31.7%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2년 미국을 넘어 대만의 최대 수출국에 등극했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