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확산에 TV 광고 시장 죽고
인공지능 도입에 대규모 구조조정하기도
‘광고계 격동’ 재임 7년간 시가총액 절반으로

마크 리드 WPP CEO가 올해를 끝으로 CEO직에서 내려온다.

WPP홈페이지

영국 최대 광고 그룹인 WPP의 마크 리드 최고경영자(CEO)가 7년만에 물러난다.

그의 임기 동안 WPP 시가총액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TV 등 기존 광고 매체 영향력 급감, 인공지능(AI)확산 등 광고계의 전환기를 미처 넘기지 못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드 CEO가 올해 말을 끝으로 CEO직에서 내려온다고 보도했다.

리드 CEO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에 완벽한 시점이란 없지만, 제게는 지금이 리더십을 물려줄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리드 CEO는 광고계의 최대 격변 시기인 2018년부터 7년 동안 WPP를 이끌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확산으로 기존 광고 플랫폼의 가치가 떨어졌다.

또 생성형 AI의 도입이 인력 중심 구조인 광고계를 뒤흔들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나서야 했다.


대외 환경 변화에 발맞춰 새 시장을 찾는 동시에 내부 효율화까지 꾀하면서 AI 기술 투자를 늘렸지만 결과는 냉혹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광고 그룹이란 타이틀도 빼앗겼다.

매출 기준 1위 광고 기업 자리를 지난해 프랑스 경쟁사인 퍼블리시스에 내줬고 미국의 또 다른 대형 경쟁사인 옴니콤과 IPG가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WPP를 위협하고 있다.

2018년 취임 당시 WPP 시가 총액은 약 120억 파운드(22조1622억원)였지만 최근엔 절반인 약 60억 파운드로 줄어들었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지난해엔 금융커뮤니케이션 자회사인 FGS의 지배 지분을 사모펀드 그룹인 KKR에 약 7억 6700만달러에 매각했다.

리드 CEO는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문화롤 새로 구축하고, WPP의 재정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해 더 많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WPP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올해 초엔 10억달러(1조3600억원)에 달하는 코카콜라 북미 미디어 사업을 퍼블리시스에게 빼앗겼다.


FT는 “WPP가 광고계의 최대 격동 시기인 지금,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물색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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