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1월 1일 이전 태어난
모든 미국 시민의 계좌에 입금
부모 관리하에 주식 투자 가능
18세 되면 주거비, 교육비로 인출
“당장 출산율 부양에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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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는 유모차. AFP 연합뉴스 |
미국에서도 출산율 감소가 사회적 문제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2기 임기 중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비과세 투자 계좌를 개설하는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를 소개해 주목받았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된 ‘미국 투자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계획은 연방 의회에서 논의 중인 트럼프 행정부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에 포함돼 있다.
‘트럼프 계좌’는 2024년 12월 31일 이후부터 2029년 1월 1일 이전에 태어난 모든 미국 시민 아이에게 1000달러(약 135만원)의 일회성 기여금을 연방 정부가 세금 유예(tax-deferred) 계좌에 입금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계좌에 입금된 금액은 주식시장에 투자된다.
계좌는 자녀의 보호자나 부모가 관리하고, 연간 최대 5000달러까지 추가로 입금할 수 있다.
아이가 18세가 된 이후에는 계좌에서 집이나 교육 문제를 해결하거나 소규모 사업을 시작할 때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다만 돈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면 더 높은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계좌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우리 경제의 힘을 활용하여 다음 세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친가족 이니셔티브”라고 주장했다.
백악관도 “이 계획은 한 세대의 어린이들이 복리성장의 기적을 경험하고 번영의 길을 걷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유타주 공화당 의원 블레이크 무어는 “부의 불평등이 자본주의에 대한 일부 젊은이들의 반감을 샀을 때, 월스트리트 지분을 제공하는 것이 해독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18년 동안 접근할 수 없는 계좌가 큰 의미가 없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당장 기본적인 식자재와 주거 비용이 필요한 가정에는 더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 통과를 주도하는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이 빈곤 가정의 식량과 의료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액은 삭감하는 것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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