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내렸는데 왜 안 사지?”...미국선 안 팔린 中 수출품, 10% 급감한 속사정은

5월 4.8% 증가…예상 하회
아세안 유럽 수출 급증에도
대미 수출 크게 줄며 타격

중국 상하이 인근 항구 [사진 = AFP 연합뉴스]
지난달 중국 수출이 미·중 간 상호관세율을 대폭 인하하기로 한 ‘제네바 합의’에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9일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중국 수출액이 3161억달러(약 429조원)를 기록해 작년 동기보다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5.0%)와 블룸버그(6.0%) 예상치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던 지난 4월엔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무역전쟁이 휴전된 지난달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앞서 미·중은 지난달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향후 90일간 상호 관세율을 115%포인트 인하하고 비관세 조치를 해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중국 수출이 주춤한 것은 대미 수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288억달러(약 39조원)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7% 감소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대한 수출은 각각 6.4%, 12.2%로 크게 늘었다.

추가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 길이 좁아지자 EU와 아세안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미·중 무역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달 중국의 희토류 수출량은 5865t으로 작년 동기(6217t)에 비해 크게 줄었다.

다만 지난 4월(4785t)보다는 23%가량 증가했다.


만약 미·중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오는 8월부터 상호 간 고율 관세를 다시 부과하면 중국 수출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은 9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진행한다.


지난달 중국 수입액은 3.4% 줄어든 2128억8000만달러(약 289조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중국 무역총액은 1.3%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032억2000만달러(약 140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당국의 내수 부양 의지에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CPI가 작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3.3% 내리며 32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른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작년부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한편 최근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일례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UBS는 0.6%포인트, JP모건은 0.7포인트 올려 잡았다.


중국 당국의 재정·통화 정책들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싱쯔창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은 “안정적인 중국 정책들이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며 “중국 기업의 기술 혁신 능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