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니어재단-KF 공동 한중일 전문가 포럼
3국 최고 전문가들 한자리에
CP
TPP 확대·FTA 협상 가속화 등 제언
 |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츠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다나카 히토시 전 일본 외무성 차관,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앞줄 왼쪽부터)이 9일 열린 ‘제7차 NEAR·KF 한·중·일 서울 프로세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니어재단] |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신뢰자산 축적으로 새로운 가치 협력구도를 모색해야 한다.
”
동북아 핵심인 한국, 중국, 일본 최고 전문가들이 지역 번영과 평화논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3국이 협력해 자유무역 역행 기조에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9일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싱크탱크 니어(NEAR)재단은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함께 ‘트럼프 2.0 시대와 동북아 전략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중일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및 관세정책이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 북한의 핵개발 및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총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개회사에 나선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트럼프 2기 초보호주의적 무역정책과 고관세로 인해 경기침체 위험과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트럼피즘이 휩쓸고 간 뒤엔 “위축된 공급망, 축소된 세계 무역구조와 산업 구조가 남을 뿐” 이라며 3국의 “역내 자유무역 확산과 협력구도 구축 등 새로운 가치적 협력 구도 모색”을 주문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정 이사장은 “한중일 FTA와 3국간 신뢰자산 축적”을 거론했다.
그는 “한중 FTA를 높은 단계의 자유무역협정으로 격상시키고 한중일 FTA로 연결시켜 선진적 자유무역협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결요건으로 정경분리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보완적 생존 관계를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이제부터라도 3국간 정경분리원칙이 명확히 지켜진다면, 보완적 생존, 산업 관계가 심화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더불어 3국간 상호인식이 “퇴행적이거나 과거지향적이 아닌 미래지향적일 것”을 강조하며 “3국간 신뢰자산이 확충된다면 나머지 문제는 쉽게 풀릴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취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CIRD) 원장도 3국간 FTA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3국간 FTA를 재점화하고 가속화하는 것은 자국의 발전 이익을 위한 현실적 선택일 뿐 아니라 역내 공급망 안전을 보장하고 자유무역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내 한중일 FTA 협상에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다나카 히토시 전 일본 외무성 차관은 다자무역 확대를 위한 한중일 3국의 협력 노력을 제안했다.
그는 “80년간 쌓아올린 자유무역질서의 위기 등 국제질서 급변은 단순히 트럼프, 푸틴 등 각국 리더십 때문이라기 보다 포퓰리즘이 오랜시간 축적된 결과” 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중국, 한국이 규칙에 기반한 자유무역 기치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 또한 “동아시아에서 신뢰양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3국이 “WTO 활성화 지지뿐 아니라 역내 프레임워크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
TPP) 확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중국 뿐 아니라 대만과 유럽도 추가하면 그 중요성이 커질 것이고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출범한 CP
TPP는 일본, 호주, 캐나다, 영국, 멕시코, 베트남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인·태 무역 협정으로 중국도 2021년에 가입을 공식 신청한 상태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트럼프 2기 외교 안보 통상 정책은 변화의 폭과 깊이와 속도 면에서 1기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전략 경쟁 심화로 양국과 동맹 및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각각 맺고 있는 많은 국가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긴장 요인은 증대할 것”이라며 “지정학적·지경학적 대 변동 속에서 한중일 3국간 대화와 교류, 협력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한중일 포럼은 니어재단이 2015년부터 주도해 온 고위급 다자 대화로, 3개국의 전직 고위 인사 및 외교·안보·경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북한 비핵화 및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에서는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만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최근 북한의 비핵화 관련 중국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세션발표에 나선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미북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할 것이냐 여부가 아니라 언제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 외교원 조양현 교수도 “북한의 목표는 미 본토 타격 능력 확보에 매진하는 것” 이라며 “시간이 자기들 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조건이 제시되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요한건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이지만, 중국이 비핵화에 적극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중 전략경쟁에 대한 이해관계가 작용하거나 북한 비핵화가 우선순위에서 밀린것”이라고 지적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