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옥죄는 트럼프
‘그림자 의장’ 카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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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연준 의장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상대로 연일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가운데 급기야 후임 의장 인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시장이 쏟아내는 고용과 물가 데이터는 아직까지 금리 인하에 신중함을 당부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준 의장 인선과 관련된 결정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월가에서 관측되는 이른바 ‘그림자 의장’ 시나리오가 실제 발생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상대로 가할 수 있는 최대 압박에 해당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그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자를 미리 선정해 파월 의장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이른바 레임덕을 유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파월 의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에 대해 이날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한 조기 해임을 검토했다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만류로 이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독립성이 보장되는 연준 의장을 해임할 경우 미국 경제의 신뢰성 훼손이라는 구조적 위기가 터져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게 이들 참모의 경고였다.
한편 이날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발 대규모 무역정책 변동성에도 비농업 일자리 증가 등 노동시장이 탄탄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확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6일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일부 불확실성이 스스로 해소되도록 두는 것이 맞다고 확신한다”며 “가설에 기반해 성급하게 선제적 조처를 하는 것은 실질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 아니므로 실수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직접 고려하는 소프트(설문) 데이터는 아니지만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지난 5월 0.3% 상승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기업들이 점진적으로 높아진 수입 관세를 반영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지배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달 17~1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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