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616억弗…19개월來 최저
캐나다는 관세충격 가시화
무역적자 역대 최대치 기록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올해 4월 캐나다의 대(對)미국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전체 교역국과의 무역적자는 절반으로 급감했다.
트럼프 관세전쟁 여파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캐나다는 지난 4월 무역적자액이 71억캐나다달러(약 7조460억원)를 기록했다.
전월의 23억캐나다달러(약 2조2824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전문가 조사에서 예상한 무역적자폭인 15억캐나다달러(약 1조4886억원)를 크게 넘었다.
캐나다의 대미 무역적자가 급증한 원인은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 급감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생산량의 대부분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캐나다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받은 것이다.
올 4월 자동차 관세가 발효된 이후 캐나다산 자동차와 경트럭 수출은 22.9% 감소했다.
앞서 자동차업계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 비축에 나서면서 지난해 11~3월 수출이 21% 증가했지만, 감소분은 이 수치를 상회했다.
관세 충격에 다국적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위치한 조립공장을 두 차례 일시 폐쇄했고, 혼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했다.
캐나다의 전체 대미 수출도 지난 3월 이후 15.7% 감소했다.
중국과 영국 등 다른 국가로의 수출은 늘었지만, 최대 교역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줄면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캐나다의 대미 수출 비중은 75%에 달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조치에 대해 “비논리적이고 정당하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을 캐나다의 위기로 규정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한편 미국 무역수지에도 트럼프 관세 효과가 반영됐다.
고질적인 미국의 무역적자가 급감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4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616억 달러로, 전월 대비 55.5% 감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적자폭은 2023년 9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작았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633억달러)을 밑돌았다.
4월 수출이 2894억달러로 전월 대비 3% 늘어난 반면 수입은 3510억달러로 전월 대비 16.3% 줄면서 적자폭이 감소하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행을 앞두고 올해 3월까지 기업들이 주문을 앞당겨 수입품 재고를 확보한 가운데 4월 들어 10% 기본관세가 시행되고 미·중 관세전쟁이 격화하면서 주문량을 대폭 줄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무역적자 급감은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를 반영했다”면서 “관세로 인해 올해 4월 상품 수입이 크게 줄었고, 덕분에 무역적자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높은 관세가 글로벌 상품 가격 인상을 부추기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