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달 30일 미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의 고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 AP 연합뉴스] |
“딱 팝콘각이죠.”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니까요.”
미국의 지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공개 설전에 조롱성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SNS에 쏟아지고 있다.
한때 ‘브로맨스’로 불린 이들은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등 극단적인 갈등을 빚고 있는 모습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와 머스크의 싸움, 인터넷은 팝콘을 꺼내들었다”라면서 “엉망진창인 이혼이었고 인터넷은 방관적으로 지켜보고 있으니 당연히 밈이 난무했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관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를 JD 밴스 부통령이라는 ‘자녀’의 양육권을 공유한 ‘이혼한 부부’, 슈퍼마켓에서 사람들의 부추김에 싸움하게 된 랍스터들, 돈을 움켜쥔 관중에 둘러싸여 칼싸움을 벌이는 두 마리의 원숭이 등으로 묘사하는 밈들을 쏟아내며 관전평을 즐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미국 사회가 기억하는 ‘전설적인 불화’의 주인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교내 ‘여왕벌’의 위치를 차지하려고 숨막히는 권모술수를 동원했던 십대 여학생들이나 미 힙합계에서 역사적인 ‘디스 배틀’(비방전)을 벌였던 래퍼 드레이크와 켄드릭 라마에 비유되는 식이다.
정계 거물도 관전평을 남겼다.
민주당의 상원 1인자인 척 슈머(뉴욕) 원내대표는 “시리, 배드 블러드‘(Bad Blood)를 틀어줘”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 노래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동료 가수 케이트 페리를 저격하기 위해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와 머스크 간 갈등 배경에는 머스크가 케타민 등 마약성 약물을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자주 복용해 생긴 불화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내놓았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선거 운동에 약 2억7000만달러(3700억원)를 기부해 ‘킹 메이커’로 급부상했고 대통령의 최측근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에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자리를 맡기며 중용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연방 정부 예산을 1조달러(약 1356조원) 삭감하겠다는 목표를 거의 이루지 못하자 둘의 사이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 4월 말 백악관을 나왔고 이후 그동안 품어온 불만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했다.
머스크는 지난 3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감세 법안을 두고 “미안하지만, 나는 더는 참을 수 없다.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의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진보
진영에서는 한때 민주당을 지지했던 머스크가 ‘다시 깨어나’ 비밀을 털어놓기를 바란다는 의중도 감추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또 지난 대선 당시 그가 돕지 않았어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며 “아주 배은망덕하다”고 공격했고,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글에 그렇다고 동조하기도 했다.
이같은 공격에 트럼프 대통령도 “머스크는 그저 미쳐버렸다!”며 ‘손절’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