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국 기업이 아직도 사업 계획을 짜고 마지막에 인재 채용 계획을 만듭니다.

그러나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사람을 먼저 보고 사업을 짭니다.

"
미국 내 첫 한국계 인사관리(HR) 컨설팅·서치펌인 에이치알캡(HRCap)을 설립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인재 채용과 육성의 파트너이자 길잡이 역할을 해온 김성수 대표(64)의 조언이다.

김 대표는 7일 HRCap 설립 25주년을 맞아 지난 3일 미국 뉴저지주 리지필드파크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했다.


HRCap의 고객사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의 북미 법인을 비롯해 일본·중국계 기업, 아마존·구글 등 미국 기업의 아시아 법인까지 1500개 이상이다.

한국에 아시아 본부를 세우고 유럽에도 사무실을 만드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김 대표는 HRCap의 업무 역시 '인재가 먼저'라는 철학하에 고객사 요청에 따른 우수 인력 물색도 하지만 자발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추천해 높은 성과를 올린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국내 A기업의 해킹 뉴스를 접하고 한국계 하버드대 출신 캐나다 정부 보안 책임자를 해당 기업에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자 그는 바로 글로벌 보안 책임자로 입사했다.

국내 B기업엔 휴대폰 단말기를 통한 결제 서비스를 제안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해당 사업의 핵심 인력을 발굴한 것도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시 성공 핵심 요인도 '인재'로 꼽았다.

그냥 인재가 아닌 그 분야의 최고여야 한다.

그는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장으로 한국 본사 임원을 파견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미국 시장과 한국은 물론 미국의 문화까지 섭렵한 인재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25년간 KHR이란 개념을 개척하고 실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K팝처럼 KHR 역시 한국인만의 DNA를 가진 인사를 통칭한다"며 "과거 근면, 성실에서 도전, 열정으로 승화해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전엔 미국 기업들이 한국 직원을 추천하면 손사래를 쳤지만 이제는 오히려 반기는 K프리미엄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비전을 묻자 김 대표는 "인공지능이 채용을 바꾸는 시대가 오겠지만 진짜 경쟁력은 '사람을 연결하는 감각'이 될 것"이라며 "기술을 넘어 관계 구조 설계로 HR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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