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까 말까 내릴까 말까…딜레마에 빠진 미국 연준, 금리인하 향방은

5월 FOMC 의사록 공개
금리인하, 빨라야 9월 될듯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건물.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물가와 실업이 함께 뛰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펼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했다고 진단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일러야 오는 9월에 단행될 것으로 관측했다.


2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올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통화정책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 관리 고려 사항을 논의하면서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실업률 상승 위험이 모두 증가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아울러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성장과 고용에 대한 전망이 약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적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FOMC가 어려운 ‘딜레마(tradeoff)’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언급했다.

관세 여파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통화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싸울 것인지, 통화 완화로 성장과 고용을 지원할지 상호 충돌적인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조금 더 방점을 두는 분위기였다.

의사록은 거의 모든 참석자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상태로 남을 수 있는 리스크를 경고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은 “기업 관계자나 설문조사를 보면 기업들이 관세 비용 증가를 소비자에게 전부 혹은 일부 전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준 경제분석팀은 관세 영향을 반영해 2025년과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실업률은 올해 중 자연실업률을 상회하고 2027년까지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올해 ‘현저히’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FOMC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 대한 전망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연준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의사록은 “경제 성장은 견조하고 노동 시장도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노동 시장 약화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봤다.


현재 통화정책은 경제 지표를 관찰하며 신중하게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월가는 연준의 신중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재확인되면서 기준금리 인하가 일러야 9월에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을 59.6%로 반영했다.

동결 가능성은 40.4%였다.

6월과 7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각각 97.8%, 77.6%로 매우 높았다.


한편 미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라 미국 장단기 국채 수요는 엇갈렸다.

이날 700억달러(약 96조원) 규모의 5년물 미국 국채 경매에서 낙찰가는 4.071%를 기록해 경매 직전 시장 금리보다 0.004%포인트 낮았다.

그만큼 수요가 몰렸다는 뜻이다.

앞서 27일 690억달러(약 95조원) 규모의 2년물 미국 국채 경매도 탄탄한 수요를 보였다.


이는 지난 21일 진행된 160억달러(약 22조원) 규모 20년물 미국 국채 경매가 흥행에 실패한 것과 대조적이다.

장기 국채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 법안 등으로 재정적자 우려가 지속되면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단기물은 상대적으로 재정적자 영향이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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