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팽창 우려로 수요 약화
日銀 총재 “금리 영향 주시”

일본 엔화. [연합뉴스]
일본 재무성이 28일 실시한 4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금리가 복리기준 연 3.135%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11월 처음 40년 만기 국채 입찰을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정치권에서 돈풀기 경쟁에 따른 지속적인 재정 팽창 우려로 투자자 수요가 약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입찰에 앞서 시장에서는 최고 낙찰 금리가 3.07%~3.11% 범위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매수 의욕이 예상보다 더 낮았음을 보여준다.


응찰 금액을 낙찰 금액으로 나눈 응찰비율은 2.21배로, 이전 입찰때 2.92배에서 하락했다.

지난해 7월(2.20배)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SBI증권 도이케 에이지 수석 채권 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전날 시장에서 금리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점도 투자자들의 신중한 자세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짚었다.


시중 채권 시장에서는 매수 부족 및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만기 10년이 넘는 초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40년물 국채 단리 기준 금리는 지난 22일 3.675%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일본 재무성은 40년물 국채 입찰을 연간 6회 실시하고 있다.

이번 입찰은 올들어 첫 번째 입찰이었다.


일본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날 “초장기채 금리가 크게 출렁일 경우 이에 따른 장기 혹은 중단기 금리 영향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단기 금리를 우선 주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다음 달 16∼17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채권 매입 속도 조절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20년물 일본 국채 입찰에서도 수요가 부진했는데, 당시 골드만삭스는 일본 국채가 ‘(글로벌 국채 시장이라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라고 평가한 바 있다.


日銀 지난해 국채 평가손 273조원…역대 최대
일본은행.[연합뉴스]
한편, 일본은행은 2024사업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보유 국채로 역대 최대 규모의 평가 손실을 냈다.


일본은행이 28일 발표한 2024년도 결산에 따르면 올해 3월말 보유한 국채 잔고(취득가 기준)는 575조9308억엔(약 5759조원)이었다.


그러나 시가 기준 보유 국채 규모는 547조3062억엔으로 무려 28조6246억엔(약 273조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했다.


결산 연도말 평가 손실 규모는 2023년도 9조4337억엔의 3배로, 비교할 수 있는 통계가 있는 2004년도 이후 역대 최대다.


채권 가격은 금리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일본은행이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자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보유 국채의 평가 손실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본은행은 일반적으로 만기 때까지 국채를 보유해 시가 반영을 할 필요는 없는 만큼 평가손실로 인한 부정적 재무 영향이 당장 현실화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행의 작년도 전체 결산 실적도 보유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운용 이익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악화하지는 않았다.


기업으로 치면 순이익에 해당하는 당기 잉여금은 2조2642억엔으로 전년도보다 1.0%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행은 잉여금에서 법정 준비금 등을 빼고 2조1510억엔을 국고에 납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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