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으로 수입된 인도산 아이폰이 중국산 아이폰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한 애플의 '메이드 인 인디아' 전략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옴디아 자회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으로 출하된 인도산 아이폰이 약 3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6%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국으로 수입된 중국산 아이폰은 약 90만대로 같은 기간 76%나 줄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이폰 가운데 인도산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올해 1~2월 미국에 수출된 인도산 아이폰은 약 410만대로 중국산(800만대)의 절반 수준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된 지난 3월 미국으로 들어온 인도산 아이폰은 440만대를 기록해 중국산(430만대)을 추월했다.

지난달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달 2일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애플이 미국 내 재고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현재 스마트폰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산 아이폰에 붙는 관세는 30%로 인도산(10%)보다 높다.

애플로서는 인도산 아이폰을 적극 수입해야 관세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도산 아이폰으로 미국 내 수요를 지탱하겠다는 애플의 메이드 인 인디아 전략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제조 역량이 미국 내 수요를 전부 감당하기엔 충분하지 않아서다.

옴디아는 5월부터 인도산 아이폰 수입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르쑤안 치우 옴디아 분석가는 "미국의 분기별 아이폰 수요는 약 2000만대인데, 인도가 이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려면 2026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애플의 전략에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타국에서 수입되는 아이폰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제조 기반을 타국이 아닌 미국으로 옮기라는 압박을 가한 것이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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