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 타고 농심·오리온
국내 비중 높은 CJ·롯데는
내수 부진에 주가 직격탄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삼양식품 주가가 50% 이상 급등한 가운데 이 같은 해외 시장 성과가 하반기 음식료주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수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해외에서는 K-푸드의 인기가 지속되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는 국내 실적 부진을 뒷받침해줄 해외 사업 성과에 따라 밸류에이션 양극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다수 음식료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에 따른 모멘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등 해외법인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해외에서 K-라면의 인기가 꾸준히 오르면서 지난해 40%에 그쳤던 해외 매출 비중이 올해 44%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1분기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2분기 매출 회복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농심은 지난 3월 56개 라면 및 스낵 브랜드 중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농심 주가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꾸준히 반등해 6개월 새 25.22% 상승했다.


오리온은 베트남과 러시아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내수 소비 둔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베트남에서는 파이·생감자 스낵에 이어 쌀과자 부문에서도 점유율 1위를 달성했으며,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매출이 확대되며 호실적에 기여했다.

중국에서도 간식점 채널 매출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해외 시장의 성장세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오리온 주가는 6개월 새 8.45% 반등한 상황이다.

다만 21일 하루 동안 4.45% 급락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국내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CJ 제일제당과 롯데칠성은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양사는 내수 소비 위축으로 1분기 매출액이 역성장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따라 최근 6개월새 CJ 제일제당은 주가가 18.44% 하락했고, 같은 기간 롯데칠성도 16.1% 내렸다.


해외시장을 살펴보면 CJ 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주력 제품인 간편조리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피자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며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칠성은 1분기 필리핀 법인 공장 이전과 미얀마 정세 불안으로 인해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은 아직 K푸드의 침투율이 높지 않아 신규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는 만큼 해외 매출 증가는 단순히 실적 측면에서 뿐 아니라 주가 재평가를 이끄는 요인”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사업 성과에 따른 밸류에이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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