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최소 5년 동안 테슬라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테슬라가 6월부터 텍사스 오스틴에서 자율주행차(로보택시)를 시험 운행하는 등 호재가 쏟아졌지만 테슬라 주가는 0.5% 상승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급락한 이후 상승폭이 매우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경제포럼(QEF)에서 영상통화로 포럼에 참여해 ‘테슬라 CEO의 역할을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자신이 죽지 않는 한 5년 후에도 여전히 자신이 CEO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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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일(현지시간) 카타르경제포럼 화상 대담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테슬라 이사회가 후임 CEO를 물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머스크는 이를 일축한 것. 테슬라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관련해 머스크는 “앞으로는 정치에 돈을 훨씬 덜 쓰겠다”면서 “이미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에 최소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 정부 지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정부효율부(DOGE) 프로젝트를 이끌기도 했다.
자신의 정치 활동에 대한 반발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적으로 내게 반대하는 건 괜찮지만 폭력에 의존하고 누군가를 허수아비로 매달거나 살해 협박을 하는 건 괜찮지 않다”고 답했다.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상장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언젠가 상장할 수도 있겠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개월간 하락세였던 테슬라 매출이 상승세로 반전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매출이 “반전을 이뤘다”며 “우리는 유럽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에서 강력하다”고 말했다.
차주들을 겨냥해 발생한 테러에 대해 “나와 내 회사를 향해 거대한 폭력이 행해졌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누구이며 왜 이런 일을 했나. 다른 이의 차를 망가뜨리고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악한 일”이라며 “그들은 감옥에 가야 한다.
우리가 당신들을 뒤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 후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는 훨씬 덜 하겠다”며 “이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다양한 정치단체에 약 2억5천만달러(약 3485억원)를 기부했다.
머스크 CEO는 또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대한 소송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며 “오픈AI라는 이름은 내가 오픈소스, 비영리라는 뜻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샘 올트먼과 오픈AI를 공동 창립했으나 경영권 다툼을 겪다가 3년 뒤 이사회에서 사임했고, 이후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를 새로 설립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는 영리법인으로 바뀌려 하는데 이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지키는 비영리법인을 만들겠다며 펀딩받아 벌목업자가 된 셈”이라고 비판했다.
오픈AI는 머스크가 소송을 제기한 이후 영리법인 전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군사용 무인기(드론) 등 생산으로 나아가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스페이스X의 무기사업 진출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무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라는 제안을 자주 받지만 거절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페이스X도 곧 상장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스타링크는 미래 어느 시점에 기업공개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서두르지 않겠다”며 “미국에서 기업공개시 겪어야 하는 주주 주도의 소송이 성가시다”고 말했다.
이날 대담 진행자인 블룸버그 방송의 미샬 후세인이 머스크 CEO에게 DOGE 장관 재임과 관련한 이해충돌 논란,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축소 논란 등을 캐물으면서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후세인이 ‘당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얼마나 자주 대화하나’라고 떠보자 머스크 CEO는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지 않는다, 5년 전에 한번 화상통화를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머스크 CEO는 “왜 내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다고 생각하나”고 되물으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후세인이 이와 관련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언급하자 머스크 CEO는 “지구상에서 최악의 출판물이 WSJ”라고 비난했다.
후세인이 “당신의 반응에 감사하다, 지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화제를 돌리려고 하자 머스크 CEO는 “나는 엑스(X·옛 트위터)에 푸틴을 향한 게시물을 올렸을 뿐이었다”며 “전형적인 ‘레거시 미디어’(기성 매체)의 거짓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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