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이 13일 서울 네이버 D2SF 강남 오피스에서 지난 10년간 성과와 향후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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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주년을 맞은 네이버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조직인 '네이버 D2SF'가 미국 실리콘밸리 거점을 중심으로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비롯해 노타AI, 크라우드웍스 등 국내 주요 기술기업 115곳을 발굴하며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해온 네이버 D2SF는 그동안 한국에 없었던 '테크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13일 서울 네이버 D2SF 강남 오피스에서 10주년 행사를 열고 "네이버 D2SF는 단기 수익에 대한 고민보다 장기적 호흡으로 전략적 투자에 집중해왔다"며 "10년간 스타트업 115곳에 투자했고, 누적 기업가치의 합은 5조2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사의 기업가치는 2021년 70여 곳 기준 1조4000억원에서 4배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다.

주목할 점은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 생존율이 96%에 이른다는 점이다.

양 센터장은 "한국에서 창업한 스타트업이 5년 뒤 생존할 확률은 30~40%"라며 "네이버 D2SF와 함께하는 스타트업들 생존율은 굉장히 놀라운 수치"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D2SF는 투자 후 자금 회수를 노리는 재무 투자와 달리 인공지능(AI), 로보틱스, 헬스케어, 커머스 등 네이버 핵심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 중 99%가 시드 단계 또는 시리즈A 단계에서 이뤄졌다.

네이버 D2SF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국내 대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퓨리오사AI다.

올해 메타 인수설까지 나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구축했지만 네이버 D2SF가 2017년 첫 투자를 단행할 때는 아이디어 단계에 불과한 스타트업이었다.


양 센터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만 해도 스타트업이 어떻게 AI 반도체를 만드냐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네이버는 퓨리오사AI의 첫 번째 반도체 스펙을 같이 디자인했고, 저희가 처음 투자해 퓨리오사AI가 D2SF 공간에 입주했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이후 시리즈C까지 투자 유치에 성공하고 두 번째 반도체를 개발하며 올해 메타에서 인수 제안까지 받았다.

로봇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상장사 클로봇, 마찬가지로 상장사인 AI 데이터 기업 크라우드웍스 등도 네이버 D2SF의 주요 포트폴리오사다.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 D2SF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자 네이버의 당일배송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는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 모션캡처 기술력으로 네이버 치지직과 시너지를 내고 있는 '무빈'도 참여했다.

이들은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D2SF에 입주한 스타트업들과의 커뮤니티가 큰 강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제 네이버 D2SF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게 돕는 역할로 보폭을 넓힌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D2SF 사무소도 열었다.

양 센터장은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유니콘이 많이 탄생했지만 기술 유니콘은 없었다"며 "글로벌에서 성장할 수 있는 프런티어 기업을 찾고, 북미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북미의 AI 기반 광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렘브랜드에 투자하는 등 해외 스타트업 직접 투자도 늘리고 있다.


양 센터장은 "해외 스타트업 투자도 많이 검토하고 있으며, 투자 시 국적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전 세계에 투자하면서 국내에 투자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투자한 해외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의 협력이 이뤄지는 등 순기능이 많다"고 말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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