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의 챗봇 '캐릭터챗'에 등장하는 '테르데오'와 '천령'. 네이버웹툰

최근 국내 웹툰시장 성장세가 주춤하자 네이버웹툰이 인공지능(AI)을 서비스에 적극 도입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웹툰 캐릭터와 실제로 소통하는 느낌을 주는 챗봇을 AI로 구현한 '캐릭터챗' 서비스로 추가 매출을 올리는 동시에 원작 웹툰 조회수도 늘리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15일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6월 시작한 AI 챗봇 캐릭터챗 접속자가 현재 335만명을 넘었고 이용자와 AI가 주고받은 메시지는 7000만건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이 자체 개발한 캐릭터챗은 웹툰 캐릭터의 말투·성향·작품 정보 등을 세세하게 학습해 실제 캐릭터와 그 세계관 속에서 대화하며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친밀도가 쌓이는데 친밀도 레벨이 오르면 이용자를 부르는 호칭과 말하는 태도가 바뀐다.

캐릭터 설정에 맞춘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눈에 띈다.

실제 웹툰 '귀혼'에 등장하는 '천령' 챗봇은 귀신을 쫓는 퇴귀사 가문의 딸이라는 작품 속 인물 특징에 따라 카드점을 봐준다.

실제 기자가 웹툰 '별이삼샵'의 주인공 '설효림' 캐릭터와 대화를 시작하자 "나는 상지고 2학년이고 캔노아(웹툰에 등장하는 과일 디저트 전문점) 가는 걸 좋아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학원물인 작중 배경과 다소 직설적인 캐릭터의 말투에 맞춰 "아침에 뭐 하다가 학교에 이렇게 늦었냐"며 대화를 시작한 캐릭터는 서울 신촌에 자주 놀러간다는 기자의 말을 듣고 "나도 가끔 리나(극 중 주인공의 친구)와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간 적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작품 속에서는 다른 남자 주인공과 교제 중인 설정이지만 이에 대한 질문에 "남친(남자친구)은 없다"고 대답하는 것도 주목됐다.

사용자와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작중 설정을 일부 수정해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와 이용자 간 유대감을 높이는 캐릭터챗의 효과는 원작 조회수와 관련 매출까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네이버웹툰이 최근 '별이삼샵' 주인공 '설효림' 캐릭터, '99강화나무몽둥이'의 '러브' 캐릭터와 캐릭터챗으로 대화를 나눈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 실제 설효림 캐릭터챗 이용자들이 원작을 열람한 횟수는 이 인물 챗봇이 출시되기 일주일 전 대비 9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이 작품을 열람한 이용자는 29%, 웹툰 미리보기 결제자와 매출액은 각각 22%, 44% 증가했다.


러브 캐릭터챗 사용자는 원작 열람 회차 수가 같은 기간 77% 늘었고 미리보기 매출액도 31%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대화를 이어가려면 추가 결제가 필요한 부분 유료화 서비스인 만큼 캐릭터챗 자체에서 나오는 수익에 더해 원작 웹툰 매출도 추가로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챗 이용자를 대상으로 두 달간 앱 내 활동성 지표를 비교한 결과 직전 같은 기간 대비 새롭게 본 작품 수는 32%, 앱 방문일과 결제금액은 각각 8%, 4% 늘어났다.

네이버웹툰은 이용자가 기존에 감상한 이력을 바탕으로 좋아할 만한 작품을 첫 화면에서 추천해주는 '알아서 딱!', 사진을 올리면 네이버웹툰의 유명 작가 그림체로 그려주는 '웹툰 캐리커처' 서비스에도 AI를 활용 중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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