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주식·코인·환율 요동치는데…트럼프, 관세정책 '강경'

【 앵커멘트 】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분들은 간밤 뜬 눈으로 지새우셨을 것 같습니다.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뉴스가 쏟아져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기록적인 롤러코스터 장세를 펼쳤는데요.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어떤 이슈들이 나왔고,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도국 취재기자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우선 간밤 뉴욕증시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출발이 정말 좋지 않았는데, 다행히 반등 마감을 하는 데는 성공했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0% 오른 1만5천603.26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 지수는 0.91%, S&P500 지수는 0.23% 하락 마감하긴 했지만, 장 초반 급락세와 비교하면 정말 선방한 수치입니다.

이날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급락세로 개장했는데요.

S&P500 지수는 올해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지며 잠시 약세장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나스닥 지수 역시 5%대 낙폭을 기록하며 3거래일 연속 급락장이 연출됐는데요.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리는 와중에 시장에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증시가 무서운 속도로 반등했습니다.

서학개미들의 투자 열기가 높은 팔란티어 주가를 살펴보면 이날 뉴욕증시 변동성이 실감이 나실 것 같은데요.

기술주 투매에 휩쓸려 장 초반 10% 넘게 급락하던 팔란티어는 반발 매수세가 모이면서 장중 10% 넘게 급등했습니니다.

주가가 하루 새 20% 이상 널뛰기를 한 건데, 장 막판에는 상승 동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5.18% 상승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 앵커멘트 】
미국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정말 혼란스러운 밤이었을 것 같습니다.
증시가 이렇게까지 흔들린 원인이 뭔가요?

【 기자 】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이 갈팡질팡 한 게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우선 장 초반 폭락하던 뉴욕증시를 끌어올린 건 일부 미국 언론에서 나온 뉴스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다른 모든 나라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증시가 급등했습니다.

뉴스가 나오고 10여분 동안 나스닥 지수는 당일 저점 대비 상승률이 무려 10%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해당 보도가 '가짜 뉴스'라는 백악관 발표가 나오면서 점차 상승 동력이 약화됐습니다.

관세 정책 불확실성은 새벽까지 이어졌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2시 30분경 "중국 이외의 나라들과 관세 협상을 즉시 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4시간 후 다시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투자자들의 희망을 꺼뜨렸습니다.


【 앵커멘트 】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발언이 뭘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런 가운데에서도 관세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있는 나라가 있다고요.

【 기자 】
네, 바로 중국입니다.

요즘 행보를 보면 관세로 '중국 때리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보복 관세를 예고한 중국을 향해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미국은 오는 9일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 전까지 중국이 보복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50%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이미 적용되고 있는 20% 관세에 더해 34%의 상호관세와 50%의 추가 관세까지, 총 104%의 관세를 얻어맞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이 요청한 모든 대화를 취소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회담을 요구한 다른 나라들과는 즉시 협상을 시작할 거라며, 중국의 외교·경제적 고립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중국은 미국이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이와 똑같은 세율의 관세를 되돌려주겠다고 나섰는데요.

이에 대한 앙갚음을 하는 동시에, 중국처럼 보복 관세를 물리면 즉각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 인터뷰(☎) :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무역적자가 가장 심한 곳이 중국이에요. 중국에 대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서 상호관세를 매기고 있는 상황에서 보복 관세가 또 들어오니까 상호관세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비슷한 상황이 계속 연출됐었거든요."


【 앵커멘트 】
어떤 관세 정책이 또 기습적으로 발표될지 전 세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데요.
일단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오늘 아시아 증시는 한숨을 돌린 모습입니다.

【 기자 】
네, 오늘 아시아 증시는 뉴욕증시를 따라 일제히 반등했습니다.

한국과 홍콩 증시는 1~2%대 상승을 보였고요.

일본 닛케이는 이보다 더 높은 5%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어제 아시아 증시는 그야말로 '초토화' 상태였는데요.

국내 증시는 5% 넘게 하락했고, 장 초반 하락세를 막기 위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장중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블랙 먼데이'가 있었던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입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하락폭이 더 컸는데요.

홍콩 항셍지수 13.2%, 대만 자취안 지수 9.7%, 일본 닛케이지수 7.8% 등 모두 기록적인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항셍지수 하락폭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컸습니다.


【 앵커멘트 】
증시뿐만 아니라 외환과 가상자산 시장의 타격도 큽니다.
관세 쇼크에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관세 전쟁 심화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화 가치는 급락 중입니다.

어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무려 33.7원이나 급등한 1천467.8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코로나19 유행 초반인 2020년 3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소폭 상승하며 원화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도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어제 엔화 환율은 100엔당 1천 원을 넘어서며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관세 공포로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건데,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원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 인터뷰(☎) : 박상현 / iM증권 연구원
- "상호관세 충격에 따른 미국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원화의 강세로 흐름을 전환시키기에는 조금 장애 요인이 될 수 있고요. 국내 경제 상황 자체도 지금 성장률이 0%대 가능성마저 언급이 되고 있는 상황들이어서 당분간은 원화 불안, 변동성 확대 장세는 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에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어제 한때 7만5천 달러 선이 붕괴됐다가 오늘 소폭 반등해 8만 달러 선을 향해가고 있는데요.

비트코인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이더리움과 리플 등 알트코인은 더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모든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상호관세가 발효까지 하루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관세 부과 대상국들이 그 전까지 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죠?

【 기자 】
네, 우선 유럽연합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미국에 상호 무관세를 제안했습니다.

다만 유럽연합은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협상 결렬 시 무역 보복을 시사했습니다.

아시아 각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거나 미국에 무역 대표단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전화 통화를 해 관세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베트남은 대미 관세를 0으로 낮추겠다고 협상에 나섰고, 필리핀과 캄보디아도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약속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밀과 석유, 가스 등의 수입을 늘려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곧 미국을 방문해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를 상대로 협상을 시도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네, 각국의 무역 협상, 특히 우리나라의 방미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고진경 기자와 함께 관세와 관한 이슈들 짚어봤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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