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까지 생각한 적 있었다” 보스턴 주전 외야수의 충격 고백

메이저리거가 겪는 정신적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보스턴 레드삭스 외야수 제이렌 듀란(28)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보스턴 글로브’ 등 현지 언론은 8일(한국시간) 하루 뒤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클럽하우스: 보스턴 레드삭스의 1년”의 선공개된 내용을 인용, 듀란이 커리어 저점에서 정신 건강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자살 시도까지 했었다고 전했다.


이 다큐멘터리의 4회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제목으로 듀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스턴 외야수 제이렌 듀란은 자신이 어두운 생각에 빠졌던 시간을 떠올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듀란은 여기서 “어느 순간 나는 내 방에 앉아 소총과 총알을 들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이 딸깍거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자살 시도를 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도 나는 이를 주님께서 자살을 허락하지 않으신 걸로 생각하고 있다.

왜 총이 발사되지 않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좋아, 내가 여기 있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거울을 들여다보면서 ‘좋아, 내가 여기에 있고 싶은가, 아니면 여기 있고 싶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또한 “거울을 보면서 ‘이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일어난 것일 거야. 너는 분명 여기 있어야 할 이유가 있어.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하자, 내가 원하는 대로 뛰자, 내가 원하는 대로 살자’라고 다짐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2018년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에 레드삭스에 지명됐던 그는 2021년 빅리그에 콜업됐다.


첫 두 해는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두 시즌 동안 91경기에서 타율 0.219 출루율 0.269 장타율 0.35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는 “매일같이 ‘나는 이것을 할 수 없어’라고 생각했다.

매일 내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미 팬들에게서 그런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들이 내게 말하는 것은 내가 스스로 말하는 것보다 열 배는 더 심한 말들이었다.

내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2023시즌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2024년에는 160경기에서 타율 0.285 출루율 0.342 장타율 0.492 21홈런 75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 잡았다.

올스타에 출전해 올스타 MVP에도 선정됐다.


샘 케네디 레드삭스 사장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내용이 선공개된 이후 공개한 성명을 통해 선수를 응원했다.


케네디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듀란의 행동은 야구 그 이상의 용기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를 공개함으로써 그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단순히 괜찮은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임을 보여줬다.

우리 구단의 모든 구성원은 계속해서 그를 응원할 것이다.

그는 우리 팀의 가장 깊은 영감을 주는 선수이며 언제나 우리의 전적인 응원을 받는 선수다.

우리는 그가 팀의 일원이 된 것을 큰 행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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