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해외 초대형 게임사의 트리플A(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대작)급 게임이 독식했던 이런 평가가 이제는 한국에서 만든 'K게임'에도 붙고 있다.
지난 3월 28일 나란히 글로벌 시장에 상륙한
크래프톤의 '인조이(inZOI)'와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만든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그 주인공이다.
글로벌 최대 게임 다운로드 플랫폼 스팀에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선보인 인조이는 출시 당일 40분 만에 스팀 내 글로벌 최고 인기 게임 순위(유료 게임 판매액 기준)에서 1위를 기록했고, 하루 만인 3월 29일에는 동시 접속자 숫자가 최고 8만7377명까지 치솟았다.
출시 7일째인 4월 3일 기준으로도 스팀 글로벌 인기 순위에서 6위, 국내 순위에서는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인생 시뮬레이션'을 표방하는 인조이 이용자는 EA의 '심즈'와 유사하게 게임 속에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실제 일상생활을 하는 것처럼 게임 속에서 또 다른 나로 살아갈 수 있다.
일하고 취미를 즐기고 연애나 결혼을 할 뿐 아니라 아이를 낳고 육아하는 것까지 가능하다.
△250개 이상의 커스터마이징 옵션 △4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정신 요소 △온디바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창작 도구 △CPC(Co-Playable Character) 기술을 활용해 AI가 탑재된 '스마트 조이(Smart Zoi)'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된 실사 그래픽 등 현실적인 인생 시뮬레이션 경험을 구현하기 위해 적용한 다양한 기능이 실제 이용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손잡고 만든 AI 캐릭터 스마트 조이는 프롬프트에 입력한 명령어대로 감정을 갖고 그에 맞춰 실제 행동을 보여줘 게임 몰입도를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게임에 AI를 잘 이식한 우수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건의 사항을 반영하는 것도 게임의 평가를 끌어올렸다.
게임 발매를 앞두고 레딧 등 주요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불법 복제 방지 프로그램인 '데
누보'가 적용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곧바로 "데
누보를 제거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게임의 정식 출시판을 내놓기까지 모든 업데이트와 다운로드콘텐츠(
DLC)를 무료로 풀기로 한 결정도 주목된다.
크래프톤은 향후 개발 로드맵에 따라 모딩 및 신규 도시 등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카잔'은 네오플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싱글 패키지 신작이자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한 넥슨의 첫 콘솔 도전작이다.
지난달 28일 콘솔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PC로는 스팀에서 정식 출시됐다.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에 등장하는 대장군이자 억울한 누명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카잔'이 적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의 하드코어 액션역할수행게임(ARPG)으로, 출시 당일 스팀 글로벌 인기 게임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한 데 이어 6일 현재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것이 눈에 띈다.
실제 게임을 구입한 이용자만 적을 수 있는 스팀 내 유저 리뷰에서 카잔은 5000개가 넘는 리뷰 중 91%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으로 분류됐다.
글로벌 주요 게임 웹진과 비평지가 평가하는 메타크리틱에서 고득점을 받은 것도 고무적이다.
현재 카잔의 PC 버전은 메타크리틱에서 84점,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버전은 각각 79점과 78점을 획득했다.
게임 속에서 이용자는 카잔이 돼 처절한 복수극을 이끌어가고 서브 미션을 포함해 총 40개의 미션을 진행하며 무기와 스킬 연계 조합을 활용한 전투 양상을 펼칠 수 있다.
이번 정식 출시 때는 '쉬움 모드'를 추가해 액션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스팀·콘솔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대작 게임 2종이 출시됐을 뿐 아니라 글로벌에서 호평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
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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