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2027년을 목표로 파워트레인 대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볼륨 모델을 중심으로 기존 가솔린에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파워트레인을 추가한다.

2028년 이후에는 볼륨 모델들을 전기차로 전환할 전망이다.


6일 현대자동차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에 따르면 현대차는 GV70, GV80, G80 3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완성 시기는 2026년 말로, 제네시스는 이들 차량을 2026년 말께 공개, 2027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현재 전기차 등 10여 종의 차량을 생산한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하이브리드 병행 전략으로 빠르게 대응한 현대자동차, 기아에 비해 파워트레인의 전환이 늦었다.


전환이 지체되면서 판매량도 정체기를 맞고 있다.

2020년 GV70 수출 개시로 내연기관 풀 라인업 수출 체제를 갖춘 제네시스는 2021년 글로벌 시장에서 20만1415대를 판매하며 20만대의 벽을 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22만9532대로 4년간 유의미한 판매량 증가를 보이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을 선언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현대차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026년과 2027년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제네시스는 전륜구동이 아닌 후륜구동 하이브리드 기술을 별도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이들 3종을 하이브리드 적용 차종으로 꼽은 것은 미국 판매량이 높은 차종들이기 때문이다.

3개 차종의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합산 5만5003대로 제네시스 브랜드 전체 미국 판매량의 73%에 달한다.

이들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관세 대응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차종 대비 현지 생산 비율은 40%가량인데, 제네시스의 경우 이 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미국 시장 선호도가 높은 데다 고수익 차종으로 분류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준공식을 가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병행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현지 생산은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GV70과 GV80이 전부다.

지난해 생산량은 2만여 대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전동화 전략인 EREV 역시 제네시스에 적용된다.


협력사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북미형 싼타페와 더불어 북미형 GV70에 EREV 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개발 완료 시점은 일반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2026년 말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GV70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EREV, 전기차까지 4종의 파워트레인을 갖추게 된다.


EREV는 주로 전기를 동력원으로 운행하되, 탑재된 엔진을 통해 배터리에 전기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1000㎞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가 장점이다.


한편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로 제네시스 차종의 완전 전동화 시점은 2028년 이후로 미뤄졌다.

하이브리드와 EREV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전기차 개발은 2028년 이후로 일정이 새로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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